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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사맥주 전성시대
조재훈 기자  |  cjh@fi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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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8  09: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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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조재훈 기자

최근 한 지인이 발포주 얘기를 나누다가 ‘요즘 따라 맥주인듯 맥주아닌 맥주같은 너’라고 흥얼거렸다. 한때 유행했던 노래 가사를 인용한 그럴싸한 표현이다.

발포주는 분명 맥주인데 기존 일반맥주와는 다른 이른바 ‘유사맥주’다. 발포주뿐만 아니라 제3맥주(맥아 50% 미만에 소량의 주정을 섞은 술)도 유사맥주에 포함된다.

제3맥주는 아직까지 국내에 정식 출시된 바 없지만 이웃나라인 일본을 보면 국내업체들이 만든 ‘한국산 제3맥주’가 인기다. 유사맥주는 최근 인기를 끌면서 주류시장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맥주업계도 일본처럼 발포주, 제3맥주와 같은 유사맥주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배경은 정부의 주세 개편 중단이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세법개정안을 발표했지만 맥주 종량세 전환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당분간 현행 과세체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셈이다.

주세 종량제 전환이 무산되자 국내 맥주업계 1위 업체인 오비맥주는 발포주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포주는 맥주의 맛과 유사하지만 맥주의 주원료인 맥아 비율이 10% 미만으로 주세법상 ‘기타주류’로 분류된다. 기타주류로 분류되면 30%의 주세가 부과된다. 주세가 72%인 맥주와 비교해 절반 수준인 셈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미 ‘필라이트’를 출시하며 발포주 시장을 선점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 초기 품절 대란을 일으킨 ‘필라이트’의 후속작 ‘필라이트후레쉬’는 출시된 지 72일만에 3천만캔(355㎖캔 환산 기준)이 팔려나갔다. 1초에 5캔이 판매된 꼴이다.

알긴산(해초산)을 넣어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맥주제품도 등장했다. 수입맥주는 ‘4캔에 만원’이지만 이보다 낮은 세금을 통해 4캔에 5천원이라는 가격이 가능해졌다.

현행 ‘종가세’ 체계는 ‘맛이 깊은 맥주’를 만들어야겠다는 국내업체들의 의지를 약하게 한다. 기타맥주에 부과되는 낮은 세금의 유혹은 결국 기업 입장으로서는 떨쳐버리기 어렵기만 하다. 소비자가 선택하기 때문에 업계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익이 나야 기업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주류 과세체계로는 깊은 맛이 나는 품질 좋은 국내산 맥주를 기대하기가 요원해 보인다. 맛있는 ‘국산’ 맥주를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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