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BAT·KT&G, 신제품 출시 잇따라…하반기 격전 예고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왼쪽)와 매튜 쥬에리 BAT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 5월 23일과 이달 23일 각사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 ‘아이코스’와 ‘글로 시리즈 2’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각사취합>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왼쪽)와 매튜 쥬에리 BAT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 5월 23일과 이달 23일 각사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 ‘아이코스’와 ‘글로 시리즈 2’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각사취합>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가 폭염만큼이나 뜨겁다.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을 두고 벌이는 담배 3사의 치열한 경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식약처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연구결과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판매량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논란 속에서도 국내 시장에서는 필립모리스, BAT코리아, KT&G 3사가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는 동시에 유통망 확대에 나서는 등 격전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전자담배의 혁신, 일반 담배 대체재로 ‘급부상’

담배업계는 지난해 전세계 담배시장에 궐련형 전자담배라는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였다. 기존 불을 붙여 태우는 방식과 달리 찌는(히팅) 형태의 전자식 제품으로 일반 담배를 피우던 흡연자들의 이동과 신규 흡연자의 수요를 꾸준히 늘려왔다.

담배업체들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연소하지 않아 유해 물질이 일반 담배 대비 최대 90% 감소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궐련형전자담배 2개 제품의 경우 타르의 함유량이 일반담배보다 높게 검출돼 궐련형전자담배가 일반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매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궐련형 전자담배는 1억5천600만갑이 팔렸다. 이는 전년 동기(200만갑) 대비 7700% 증가한 수치다. 점유율도 9.3%로 급상승하며 10%에 다가섰다. 반면 일반 궐련 담배 판매량은 15억2천800만갑으로 전년 동기(17억1천만갑) 대비 10.6% 감소했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 수요 증가는 새로운 흡연자 유입 보다 기존 흡연자 수요가 이동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흡연자들의 피우던 흡연자들은 궐련형 전자담배 교체한 이유로 건강 문제와 함께 냄새가 덜 난다는 점을 꼽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출시된 궐련형 전자담배는 출시 이후 판매량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반 궐련 담배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담배업체 3사 각축전…점유율 높이기 ‘안간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한층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담배업체 3사는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국내시장에 처음 선보인 업체는 필립모리스다. 필립모리스는 지난해 5월 28일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출시했다. 아이코스는 출시 이후 약 200만대를 팔아치우며 전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게 됐다. 이어 KT&G의 ‘릴’과 BAT코리아의 ‘글로’가 각각 30%, 10% 안팎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필립모리스에 이어 궐련형 전자담배를 선보인 업체는 BAT코리아다. BAT코리아는 지난해 8월 15억달러(약 1조7천억원)를 투자한 결과물인 ‘글로’를 선보였다. ‘글로’는 아이코스와 다른 흡연 방식을 차용했다. 아이코스와 다르게 연속 흡연이 가능하며 단일 디바이스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아이코스는 충전기 역할을 하는 ‘차져’와 담배를 넣어 피우는 ‘홀더’가 따로 있다.

3사 중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가 가장 늦었던 KT&G도 지난해 11월 ‘릴’을 내놓고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릴’과 전용담배 ‘핏’은 지난해 11월 서울지역에 한정적으로 출시된 이후 올해 3월 부산·광주․대전․세종 등 주요 대도시로 판매지역을 늘렸다. 지난달에는 경기 평택과 안성 등 162개 도시로 확대하며 전국 유통망을 발빠르게 구축했다.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과 전용담배인 '핏(Fiit)' <사진=KT&G>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과 전용담배인 '핏(Fiit)' <사진=KT&G>

배터리 교체 시기 도래…2세대 디바이스 격돌

궐련형 전자담배 경쟁 2라운드는 배터리 교체 시기와 맞물려 벌어지고 있다. 잦은 충전과 방전이 계속되는 전자담배의 경우 배터리의 수명은 약 1년에 불과하다. 통상적으로 사용한 지 1년 안팎이면 최대 충전량이 줄어드는 만큼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얘기다.

앞서 1세대 제품 출시가 늦었던 만큼 KT&G가 2세대 제품 출시에서는 가장 빨랐다. KT&G는 지난 5월 ‘릴’의 업그레이드 제품인 ‘릴 플러스’ 판매를 시작했다. KT&G는 ‘릴 플러스’에 듀얼히팅 및 청소 등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했으며 색상은 기존 ‘화이트’와 ‘블루’에서 ‘다크 네이비’를 추가했다.

지난 18일부터는 편의점 등 새로운 판매처 1만9천159곳에 제품 추가 공급을 시작했다. 현재 판매처는 총 3만8천479곳으로 기존(1천9만320곳) 대비 2배 늘어난 수치다.

BAT 코리아도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글로 시리즈 2’ 출시를 발표했다. ‘글로 시리즈 2’는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된다. 오는 30일부터 글로 플래그십 스토어, 글로 공식사이트와 전국 편의점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BAT코리아는 글로의 디바이스 업그레이드에 맞춰 글로 전용 스틱인 ‘네오’도 출시한다. 한국에서는 브라이트 토바코, 프레쉬, 스위치, 퍼플, 부스트+, 다크 토바코+ 등 총 6가지 맛을 선보인다.

필립모리스는 올 하반기 2세대 디바이스 기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필립모리스의 1세대 기기인 ‘아이코스’는 본체인 ‘차져’와 분리형 ‘홀더’에 각각 배터리가 내장돼있어 3사의 제품 중 가장 배터리에 민감하다. ‘차져’와 ‘홀더’ 중 한쪽이라도 배터리에 문제가 생기면 기기를 사용할 수 없어서다.

필립모리스는 올해 안에 2세대 ‘아이코스2(가칭)’를 일본에 먼저 출시하고 곧이어 국내 시장와 전세계에 선보일 방침이다. 2세대 아이코스는 1세대 기기와 달리 연속 흡연이 가능하게 만들어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