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과 경제학의 합성어…관련 시장 규모 ‘쑥쑥’

신사동 가로수길에 마련된 닥터자르트의 ‘숙면 연구소’<사진=닥터자르트>
신사동 가로수길에 마련된 닥터자르트의 ‘숙면 연구소’<사진=닥터자르트>

[현대경제신문 조재훈 기자] 숙면과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슬리포노믹스’ 산업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슬리포노믹스란 수면과 경제학의 합성어로 숙면을 도와주는 식음료, 침구, 의류 등 수면 관련 산업을 칭한다. 과거 대비 줄어든 수면 시간과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짧게 자더라도 질 좋은 수면을 취하기 위한 지출이 늘고 있어서다.

24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수면 산업 시장 규모는 2조원 수준으로 미국(20조원)과 일본(6조원)을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슬리포노믹스는 이미 해외에서 선진국형 산업으로 분류되며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3월 뉴욕에 일명 낮잠카페라 불리는 ‘냅 욕(Nap York)’이 문을 열었다. ‘냅 욕’은 일본의 캡슐 호텔을 고급화한 1인용 수면공간으로 요금은 30분에 12달러다. 쾌적한 취침 환경에서 잠을 청할 수 있어 직장인부터 브로드웨이 관계자까지 다양한 고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슬리포노믹스라는 개념은 다양한 업계에 적용되고 있다. 침구 업계뿐만 아니라 뷰티 업계의 ‘숙면 연구소’, 영화관의 ‘시에스타’ 서비스 운영 등 숙면에 초점을 둔 마케팅 전략들이 쏟아지고 있다.

닥터자르트는 최근 신사동 가로수길 플래그쉽 스토어에 3층 규모의 ‘숙면 연구소’를 오픈했다. 스트레스, 열대야 등으로 인해 쉽게 잠들지 못하는 현대인의 일상에 주목해 양질의 수면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는게 닥터자르트측의 설명이다.

연구소 내 식물로 조성된 정원과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 사운드가 제공되는 공간을 마련해 시각, 후각, 청각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CJ CGV의 ‘시에스타’ 서비스와 현대백화점의 ‘듀벳바’ <사진=각사취합>
CJ CGV의 ‘시에스타’ 서비스와 현대백화점의 ‘듀벳바’ <사진=각사취합>

CJ CGV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에스타(Siest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좌석 대여, 음료, 담요, 슬리퍼까지 제공하며 리클라이너 좌석에서 최대 90분 동안 낮잠을 즐길 수 있다.

시에스타는 CGV여의도점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직장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약 10개월 만에 이용률이 약 65% 증가한 성과를 이뤘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잠정 중단됐던 서비스는 고객들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재개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도 본인에게 맞는 수면 용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증가함에 따라 태평양물산의 침구 브랜드 ‘소프라움’과 협업해 침구 충전재 전문 매장 ‘듀벳바(Duvet Bar)’를 운영하고 있다.

매장 방문 시 전문상담원이 고객의 체온, 수면, 자세 등 전반적인 수면 환경을 파악해 침구 충전재의 혼합율, 중량 등을 제안해준다. 구스다운, 덕다운, 캐시미어, 실크솜 등 10여개의 충전재 소재와 인견, 실크, 면 등의 원단을 직접 고를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대로된 잠을 취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숙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최근 들어 슬리포노믹스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열풍이 일며 업계를 막론하고 슬리포노믹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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