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훈 산업부 기자
조재훈 산업부 기자

득롱망촉(得隴望蜀). 만족할 줄 모르고 계속 욕심을 부리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후한의 광무제가 농(隴)지방을 평정한 후에 다시 촉(蜀) 지방까지 원했다는 데에서 유래한다.

국내 유통시장 규모는 전반적으로 축소를 거듭하고 있다. 결국 크기는 일정한 빵을 나눠 먹는 형국이다. 

이 현상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고질적인 저출산 문제와 소비 심리 위축이다. 정부가 지난 10년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100조 원이 넘는 돈을 풀었지만 출산율을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회장도 하루에 3끼를 먹지 10끼는 못 먹고, 아이스크림 좋아한다고 하루에 10개 못 먹는다”고 말했다. 인구감소를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꼽는 식품업계의 고민을 빗대서 한 말이다.

국내 식품시장이 작아지는 상황에서 신세계는 반대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유통공룡 신세계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이마트), 편의점(이마트24)뿐 아니라 ‘스타필드’, ‘프리미엄아웃렛’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갖고 있다. 자사 유통채널을 통해 라면, 냉동식품, 음료, 과자 등을 비롯해 조미료 시장까지 진출했다.

‘이마트 PB’, ‘피코크’, ‘노브랜드’ 등 자사 브랜드 제품은 계속 늘리고 있다.

신세계는 또 국내에서 거의 모든 제조 업종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TV, 밥솥, 차량용 충전기까지 ‘노브랜드’ 제품으로 내놓고 있다. 이마저도 중국산이 많다.

패션업계도 마찬가지다. 이마트의 패션 PB인 데이즈의 작년 매출은 4천680억원으로 유니클로에 이어 2위에 오르며 유통채널의 막강한 힘을 또다시 실감케 했다.

유통채널을 잡지 못한 중소·중견 제조사들은 ‘유통공룡’ 이마트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설자리가 좁아지니 갈수록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다.

중견 제조사들은 결국 어려워지면 폐업을 하거나 대기업에 흡수·합병되고 만다. 중소·중견 제조업체와의 상생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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