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서도 “수입맥주 매출 고속성장”…오비·하이트·롯데 ‘긴장’

<사진=롯데마트>
<사진=롯데마트>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국내 주요 맥주업체들이 수입맥주의 인기에 냉가슴을 앓고 있다.

신규 제품을 출시하거나 리뉴얼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시장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수입맥주라는 변수가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수입맥주의 인기가 편의점 등에 이어 대형마트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5년간 생수 대비 수입맥주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생수 매출을 100으로 봤을 때 수입맥주 매출이 올해 상반기(1/1~6/24일)에 124.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수입맥주 매출이 처음으로 생수 매출을 뛰어넘은 것이다.

롯데마트측은 “생수의 가격이 수입맥주보다 저렴해 수입맥주를 생수보다 많이 먹는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5년 전인 2013년 수입맥주 매출이 생수의 60%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매년 수입맥주를 찾는 고객 수요가 크게 성장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맥주 매출이 생수를 뛰어 넘은 것은 생수 매출이 줄어들었다기 보다는 수입맥주 인기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해야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롯데마트의 올해 1월부터 6월(1~24일)까지 생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신장했지만, 수입맥주의 경우 동일 기간 동안 142.0% 가량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입맥주의 인기는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맥주 선호 경향이 늘어나면서 대중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입맥주의 다양한 맛과 향이 큰 장점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롯데주류는 서로간의 싸움에 이어 수입맥주와의 정면충돌에서도 살아남아야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올해 성수기를 맞아 치열한 시장경쟁을 예고한 이들 기업은 그간 신제품출시와 제품 리뉴얼 등으로 중무장을 마친 상태다.

오비맥주는 올해 초부터 ‘카스’ 병의 전면적인 리뉴얼을 진행했고 TV광고 공개 및 여름 축제를 공략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면서 시장공략에 나섰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맥주 ‘맥스’의 크림 거품을 개선하면서 브랜드 콘셉트 강화에 나섰다. 여기에 신개념 발포주 ‘필라이트’를 출시하면서 고객 입맛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소주 부문에서는 선전했지만 맥주 부문에서 매출액이 7% 떨어질 정도로 부진했던 터라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롯데주류는 프리미엄을 표방한 맥주 ‘클라우드’와 최근 새롭게 출시한 스탠다드 맥주 ‘핏츠’로 기존 점유율 4%대를 두 자릿수로 올려보겠다는 각오다.

이에 계속되는 수입맥주의 인기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2030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가볍게 술을 마시는 주류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수입맥주 매출 신장의 한 원인”이라면서 “과거와 달리 여성 주류 소비층이 늘어나고 ‘혼술’ 문화가 생겨나는 현상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의 인기에 유통채널에서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수입맥주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국내 맥주업체 입장에서는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의 수입맥주 사랑도 신경쓰이는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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