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권자집회 압도적 가결…CP채권자 동의 가능성 커 '회생 길' 열릴 듯

[현대경제신문 강준호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우여곡절 끝에 채무재조정을 통한 회생의 길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우조선 채권자들이 손실을 분담하는 채무재조정안을 압도적인 동의로 가결시키면서 이제 기업어음(CP) 채권자만 남은 상황이어서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17~18일 이틀간 5차례에 걸쳐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압도적인 동의로 채무재조정안을 통과시켰다.

18일 마지막으로 열린 5차 사채권자 집회에 전체 사채권 3천500억원 중 2천734억9천97만8천원(78.14%)가 출석했으며 이 중 99.61%(전체 사채권의 77.84%)가 채무재조정안에 동의했다.

앞서 열린 4차 사채권자 집회도 전체 사채권 600억원의 87.42%, 출석 사채권의 99.93%가 찬성했다. 전날 열린 1~3차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3분의 2가 넘는 압도적인 동의를 얻었다.

이는 대우조선 회사채(3천900억원)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산업은행과 협상 끝에 채무재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사채권자 집회에서 모두 가결되면서 대우조선은 앞으로 2018년 4월 만기인 2천억원에 이르는 CP 보유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는 절차만 남겨 놓게 됐다.

CP채권자들은 회사채 채무조정 결정을 그대로 따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채 채권자에 이어 CP 채권자도 채무재조정안에 동의하면 대우조선은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 위기를 모면하고 채무재조정안을 통해 회생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된다.

이 채무재조정안은 21일부터 2019년 4월까지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총 1조3천500억원에 대해 50% 출자전환, 50% 만기 3년 연장을 담고 있다.

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신규 자금 2조9천억원을 지원받게 되며 2015년 이들 기관에서 지원받은 4조2천억원 중 남은 4천억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사채권자 집회가 끝난 후 자율적 구조조정 추진 결의에 감사와 사죄하며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이번에 출자전환해 준 주식의 가치를 높여 조금이라도 회수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조9천억원 신규 지원자금이 국민의 혈세라는 사실을 항상 마음속에 기억하고 소중한 지원금을 가치 있게 사용하고 반드시 상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조속한 경영정상화로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우조선은 자구계획의 철저한 준수를 통해 올해 흑자로 전환해 최근 3년간 이어져온 실적 악화 기조에서 반드시 벗어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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