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연구원만 남겨야 정경유착 고리 끊는다”

 
 

[현대경제신문 민경미 기자] 전국경제연합회(전경련)가 한국기업연합회(한기련)로 탈바꿈한다.

조직도 축소한다. 전경련은 29일자로 팀장급 인사를 단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이 과정에서 조직 내 팀 수가 기존 23개에서 6개로 줄어든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지난 달 연임하면서 “쇄신을 하겠다”며 환골탈퇴를 약속했는데 결국 조직을 축소하며 이름만 바꾸는 꼴이 됐다.

전경련은 이사회와 총회 등을 거친 뒤 한기련이라는 단체로 이름이 바뀐다.

전경련은 지난 24일 혁신안을 발표하며 조직개편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혁신안 발표 직후 일부 임원의 사표도 수리했다.

전경련은 기존 7본부 체제를 커뮤니케이션본부, 사업지원실, 국제협력실 등 1본부 2실 체제로 바꾼다. 기존 본부와 실 등이 없어지면서 산하 팀 수도 대폭 축소된다.

전경련 소속 팀장급 6명은 한국경제연구원으로 파견됐다. 기존 경제·산업본부의 정책연구기능이 한국경제연구원으로 이관되기에 관련 인원도 분산 배치된 것이다.

28일 전경련 관계자는 “회원사들이 많이 탈퇴함에 따라 회비도 40% 이상 줄어들 것”이라며 “44~47층까지 4개 층을 사용하던 전경련은 44~45층을 비워 외부에 임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44층에 있던 기자실은 폐쇄가 될지 다른 층으로 이동할지 아직 미정”이라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일반 직원에 대한 인사를 조만간 마무리한 뒤, 직원들에 대한 희망퇴직이나 복지 축소 등과 관련해 예산 감축 방안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전경련의 행보에 대해 정치권은 ‘간판만 바꿔달았을 뿐’이라고 쓴 소리를 내뱉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전경련이 그동안 굉장히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서 국민을 많이 실망시켰다”면서 “전경련이 우리 기업을 활성화 시키고 살리려면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서 정경유착 고리를 끊어야 할 것이다. 안 좋은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국민이 외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름만 바꾸고 하는 일은 비슷하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하면서 나머지 기능을 왜 그대로 놔두느냐”며 “자산을 매각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원상복귀 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언주 의원은 “전경련의 역할 자체가 불분명하다. 역할을 억지로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로비 등 쓸데없는 일에 연계될 개연성이 많다”며 “정치권이나 정부 입장에서는 (전경련을) 이용하기 딱 좋은 구조다. 정경유착 창구가 된다. 연구원 기능만 살리고 다른 기능은 없애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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