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기 산업부 기자.
최홍기 산업부 기자.

삼겹살데이를 맞은 대형마트의 판촉행사 꼼수 탓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일부 업체의 경우 기존 시중가보다 절반이하의 가격으로 할인판매했지만 이는 업체에서 지정한 카드로 구매했을 때만 해당되는 등 ‘조건’이 따라붙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삼겹살 가격은 평년보다 약 18.7% 인상됐다. 소비자 장바구니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지난 3일 삼겹살 데이를 맞게 됐고 소비자들은 사뭇 실속있는 삼겹살 소비를 기대해왔다.

이에 맞춰 유통업체는 물론 식음료업체까지 다양한 할인행사, 이색 프로모션 등으로 소비자맞이에 나섰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할인 체감지수가 그리 크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행사카드 및 업체에서 지정해놓은 카드, 혹은 조건에 맞지 않으면 할인 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삼겹살과 목심’을 전국 이마트 매장과 이마트몰에서 이달 8일까지 100g당 990원에 판매한다. 기존 2천40원보다 절반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하지만 이 가격은 이마트가 지정한 삼성, 신한 등 행사카드에 국한된 가격이다.

행사카드가 아닌 현금이나 다른방법으로 결제하면 1천650원이 된다. ‘할인인듯 할인같지 않은’ 가격인 셈이다. 더욱이 이 가격안내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도 않는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홈플러스는 삼겹살데이인 3일 1등급 이상 국내산 삼겹살과 국내산 목심을 각각 1천원(100g)에 판매했다. 다만 이 가격은 훼밀리카드 고객만 해당된 가격이다.

삼겹살 가격이 인상되고 있는 가운데 애먼 소비자의 기대를 저버린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예전에 한 유통업체 관계자가 말해준 “기업은 이윤을 남기는 조직이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 생각났다.

맞는 말이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을 남기는 조직이다. 그러나 단순히 꼼수 행사로 소비자들의 뒷통수를 치면서 가져올 이윤이 큰지 소비자와의 신뢰로 가져올 이윤이 큰지 다시 되짚어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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