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하나금융지주가 HSBC그룹 지분을 사들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하나HSBC생명 분리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분리를 위한 절차가 쉽지만은 않아 현재 추진중이라 하더라도 올해를 넘길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18일 보험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가 HSBC 지분을 사들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나지주가 HSBC 지분을 사들이게 되면 양 사는 지난 2008년 1월 합작 후 6년만에 관계를 청산하는 셈이다.

이에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지주 측에서 HSBC 측의 지분을 사들이는 것에 대한 검토를 한 적은 있으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정황을 살펴보면 분리가 이뤄질 만한 명분은 충분한 상황이다.

지난해 하나HSBC생명은 HSBC그룹 측에 ‘하나생명’으로 사명변경을 요청한 상태다. HSBC그룹은 현재까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HSBC생명 지분의 ‘50% -1’을 보유한 HSBC 측이 명분 없이 자사의 사명을 제할리는 만무하다.

합작 후 실적이 부진한 것도 분리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2012회계연도 3분기(4~12월) 누적 수입보험료는 약 3137억원으로 24개 생명보험사 중에서 23위를 차지했다. 시장점유율은 0.37%에 불과하며, 지난 2009년 0.96%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4~12월 당기순이익은 189억원 적자를 냈으며, 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에는 -92억원,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에는 -23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동안 경영 상태를 호전시키기 위해 합작 직후인 2008년 3월에는 100억원, 같은해 12월 200억원, 지난해 3월 250억원, 지난 8월 500억원 등 수차례 유상증자도 단행했으나 눈에 보이는 성과는 전무하다.

HSBC 그룹은 국내 소매금융 사업에서 철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HSBC은행 서울지점 매각을 위해 KDB산업은행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기까지 했다. 무산되기는 했으나 HSBC의 의도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 같은 정황에 비춰 업계에서는 양 사가 조만간 분리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단 시기는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분을 사들이기 위해서는 외부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실사를 마쳐야 하고, 이후에도 가격 조율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하나지주 내부에서 분리를 검토 중이라 할 지라도 올해 안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아비바생명도 분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마무리 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춰봤을 때 하나HSBC생명의 분리 작업도 길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장우진 기자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