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기 산업부 기자.
최홍기 산업부 기자.

쿠팡이 ‘소셜커머스 옷’을 완전히 벗어버렸다.

오픈마켓(개인 또는 소규모사업자가 직접 물품을 등록해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한 전자상거래 서비스)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사실 업계에서 그동안 쿠팡의 ‘탈(脫) 소셜커머스’를 기정사실화해왔기 때문에 크게 괄목할 만한 일은 아니다. 다만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 중 몸집이 가장 큰 쿠팡이 쏘아올린 신호탄의 영향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경쟁사는 쿠팡과는 다른 길을 선택한 모양새다. 티몬과 위메프는 소셜커머스 지역딜(전국 각지역의 서비스 업체와 제휴를 맺고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형태)을 축소 혹은 유지하면서, 실생활에 밀접한 생활서비스영역을 강화하는 노선을 취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소셜커머스업체들이 진화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공동구매’ 형태의 소셜커머스는 당시 ‘소셜커머스 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이슈 중 하나였다.

그러나 신규가입자와 수익을 늘리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적자행진으로 이어지면서 상황은 묘하게 흘러갔다. 투자를 기반으로 매출 규모는 커졌지만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5년 소셜커머스업체의 총 적자규모는 7천억원에 달했다.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업체들은 저마다 수익성 확보를 위한 나름의 방안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 본격적인 행보가 올해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소셜커머스의 미래다.

적자를 내면서도 당당할 수 있는 기업은 없을 것인데, 몇 년간 흑자를 내지 못한 소셜커머스 업체 입장에서는 더욱 뼈아픈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간 소셜커머스업체들은 수익을 내기까지 대규모 투자기간이 필요하고, 시간을 갖고 견뎌내야 한다고 합리화했다.

내심 경쟁사가 무너져 자사의 시장지배력이 높아지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회복을 기대한 측면도 있다.

이제는 적자폭만 커지게 하는 대규모 투자, 수익성을 해치는 무리한 할인 경쟁, 언제일지 모를 경쟁사의 쇠퇴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를 반영한듯 소셜커머스업체도 과감하게 사업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

소셜커머스 형태를 버리고 오픈마켓으로 완전히 전향을 하든, 새로운 형태의 수익사업을 진행하든 ‘한국형 소셜커머스’의 진화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단기간에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올해는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남아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간 이름표처럼 따라다녔던 '적자'라는 과거를 버리고 이제는 소셜커머스 업체의 미래가 흑자임을 증명해 보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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