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사, 가격비교 주변 ‘배너광고’ 요청도…“강제로 광고비 내야할 상황”

금융위원회는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 오는 7월을 목표로 자동차보험 비교서비스부터 탑재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보험상품 비교사이트인 보험다모아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보험다모아 홈페이지 캡처>
금융위원회는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 오는 7월을 목표로 자동차보험 비교서비스부터 탑재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보험상품 비교사이트인 보험다모아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보험다모아 홈페이지 캡처>

[현대경제신문 박영준 기자] 오는 7월로 예정된 포털사이트의 자동차보험 비교서비스가 자동차보험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뜻하지 않은 광고비까지 포털에 내야하는 보험사들의 불만도 커진 상황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서 자동차보험의 비교와 가입이 가능해진다.

포털에 자동차보험 비교서비스가 탑재되면 검색창에 ‘자동차보험’ 키워드만 눌러도 가격 비교창이 곧바로 나타나게 될 전망이다.

업계는 영향력이 큰 포털에 자동차보험 비교가 이뤄지게 되면 대형사 위주의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중소형 손보사들은 금융위원회와 포털 등에 가격비교 창 주변에 자사의 ‘배너광고’를 삽입할 수 있도록 하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 포털측과 손해보험업계는 보험비교서비스에 대한 광고 단가를 논의 중인데 수수료 부과 방법과 적정 수수료선에 대해 의견이 모이지 못한 상태다.

유력하게 논의된 CPC(Cost Per Click)방식은 가격순으로 정렬된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상품을 클릭한 횟수 당 비용으로 지불하는 것이다.

이 경우 동일한 검색 조건 중에서 보험료가 낮은 상품을 보유한 손보사일수록 광고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가격경쟁력을 갖추면서 광고비용까지 한꺼번에 지불할 여력이 되는 손보사는 소위 빅4로 불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4곳뿐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영향력이 큰 포털에서 가격비교가 이뤄질 경우 상위에 포진한 손보사일수록 광고효과가 커지게 될 수 있다”며 “이에 중소형보험사들이 자구책으로 주변에 배너광고를 붙이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에 11개 손보사가 포털에 모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보험다모아를 포털에 이식하는 작업을 밀어붙이면서 전체 손보사가 참여하도록 해 뜻하지 않은 광고비용까지 지불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 보험사 고위관계자는 “같은 상품에 대한 광고라도 보험사마다 원하는 고객군의 특성이 다르다”며 “어느 채널에서 어떻게 광고비를 집행할지는 보험사가 효율에 따라 정할 일인데 강제적인 참여로 네이버에 광고비를 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5년 11월 보험상품 비교사이트인 ‘보험다모아’를 출범시킨 이후 지속적으로 포털에 보험다모아를 이식하는 작업을 추진해왔다.

여러 상품 가운데 자동차보험이 선제적으로 선보여지는 이유는 네이버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다음의 경우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여행자보험까지 취급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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