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종합보험 경쟁력 강화…손보사 보장성 人보험 경쟁 격화될까

 
 

[현대경제신문 박영준 기자] 현대해상이 암보험 가입 시 초년도에도 보험금을 전액 지급키로 결정하면서 암 진단비 담보의 상품경쟁력을 대폭 강화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이달부터 전체 암진단비 담보(소액암 제외)에 초년도 감액지급 조항을 삭제했다.

이에 암 진단비 담보가 포함된 현대해상의 종합·건강보험상품이나 암 전용보험 상품에 가입하면 가입 초년도에 암으로 진단받아도 보험금을 전액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

감액지급이란 보험금 지급 면책기간인 가입 후 90일 이후 시점부터 1~2년간 암 진단을 받으면 가입금액의 50%만 지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가입한 보험에 암진단비 담보의 가입금액이 3천만원일 경우 가입 후 90일 내에는 보험금을 받을 수 없고 보험사별로 약 1~2년간은 1천500만원만 받을 수 있다.

현재 보험사에서 가입할 수 있는 암진단비 담보 중 감액지급 조항이 없는 상품은 현대해상이 유일하다.

암진단비 담보에 면책이나 감액기간이 생긴 이유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보험금 지급 때문이었다.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암보험 상품은 고액암, 소액암 등 암의 심도에 따른 지급 기준이 나뉘지 않았고 보험사의 경험통계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다보니 향후 보험금을 지급할 만한 수준의 적정 보험료를 산출하기 어려웠다.

현대해상의 이번 감액지급 삭제 결정은 손보사들의 암 전용보험뿐만 아니라 종합보험 등 보장성 인(人)보험 판매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해상은 그간 암 전용보험 시장에서 손해보험업계 1위를 고수해왔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현대해상 암 전용보험의 누적초회보험료 실적은 86억원으로 손보업계 빅 4인 삼성화재(56억원), KB손해보험(52억원), 동부화재(4천만원) 가운데 가장 높다.

반면 자산기준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2013년 127억원의 누적초회보험료 실적을 거둔 뒤 2014년 117억원, 2015년 65억원의 초회보험료 실적을 거두며 점유율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

KB손보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암 전용보험 판매를 급격히 끌어올려 2015년에는 91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기록, 삼성화재를 넘어서는 등 손보사들의 암보험 시장경쟁은 가열되는 추세다.

게다가 뇌출혈, 급성심근경색 등과 함께 3대 질병으로 분류되는 암 진단비 담보는 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 상해를 보장해주는 종합보험에도 포함돼 있다.

최근 삼성화재를 중심으로 손보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종합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추후 암 진단비 담보의 감액지급 삭제를 결정하는 손보사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현대해상이 암 진단비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강하다 보니 감액지급을 삭제할 여력이 있었던 것”이라며 “아직 다른 손보사들은 감액지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판매추이에 따라 삭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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