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기업이 솔선수범해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4일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민경미 기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4일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민경미 기자>

[현대경제신문 민경미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경제계 신년인사회’가 4일 오후 5시 코엑스에서 경제계, 정·관계, 주한 외교사절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예년에는 대통령이 자리해 경제계 인사들에게 한 해 경제를 잘 이끌어나가 줄 것을 당부했지만 이날 행사에는 탄핵안으로 직무정지 중인 박근혜 대통령 대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참석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주형환 산업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 정부각료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이 경제계를 대표해 참석했고, 정계에서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 등이, 주한 외교사절로는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롤프 마파엘 주한독일대사 등이 참석했다.

대한상의 주최로 열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주요 기업인과 정부 각료, 국회의원 및 주한 외교사절, 사회단체·학계·언론계 대표 등이 참석하는 경제계 최대 규모의 행사다.

경제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인사를 하며 한 해의 포부를 밝히기도 하는 자리다. 하지만 재계를 이끌어나간다 해도 과언이 아닌 삼성은 이날 자리에 불참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언론에 노출되는 것이 크나큰 부담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참석 의사를 밝혀왔던 신동빈 롯데 회장도 불참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국가 경제에 새로운 변화를 위한 논의들이 생겨나는 가운데 많은 분들이 시장 경제의 기본원칙부터 다시금 확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며 “우리 경제는 전후 60년 넘게 숨가쁘게 달려오며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그간 쌓여 온 일부 관행과 규제, 진입 장벽들이 오늘날 시장 경제의 작동을 어렵게 만드는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자유와 창의가 존중되는 경제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자유와 창의라는 경제질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날로 그 중요성을 더해 갈 것”이라며 “기업의 ‘자율과 책임’은 최대로 살리고 규제와 조정은 ‘공정’이라는 테두리(boundary) 안에서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의 실마리를 찾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경제 질서의 원칙이 확립되려면 기업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최근 우리 기업들이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국민들께 우려를 드렸다. 기업들 스스로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해 다시 신뢰받고 사랑받을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국경제인연합회나 삼성 등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국민적 지탄을 받으며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뒤이어 정치계 인사들의 축사가 이어지자 이날 참석했던 경제계 인사들 중 소수는 "너무 바짝 조이니까 경제가 이렇게 됐다" "국회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의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가 열리던 시간에 행사장 밖에서는 한 중년 여성이 “이재용과 신동빈을 구속하라”고 외쳐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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