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줄어들 광고수익 보전해야”
보험사 “비자발적 참여에 광고비만 가중”

 
 

[현대경제신문 박영준 기자] 내년부터 상반기 중 네이버에서 보험 상품의 비교 공시가 가능해지면 보험사들은 상품을 등재하는 대가로 비용을 지불하게 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포털 내에서 직접 보험 상품에 대한 가격비교 검색을 제공하면 보험과 관련된 키워드 광고 수입이 축소될 수 있어 수익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이 무리하게 네이버에 가격비교 기능을 집어넣느라 광고비용만 이중으로 늘어나게 된데다 돈 쓸 여력이 있는 대형사 위주의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금융위원회와 네이버,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첫 회의를 갖는다.

TF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네이버에 도입될 자동차보험 비교공시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된다.

보험업계는 앞으로 네이버에게 내야 할 비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네이버가 보험 상품 비교를 서비스하게 되면서 감소하게 될 광고 수입을 보전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보험상품 비교가 가능해지면 관련된 키워드 광고수입이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며 “네이버는 공익적인 측면에서 보험 비교공시 서비스를 도입하는 만큼 보험사가 향후 비교공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줄어들 광고수입을 보전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주 수입원 중 하나는 입찰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내는 기업에게 특정 키워드 검색 시 해당 기업의 홈페이지를 상위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한 키워드 광고다.

자동차보험 등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보이는 ‘파워링크’, ‘비즈사이트’ 등이다. 네이버는 연간 보험 관련 키워드 광고 및 배너 광고 수익만 2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네이버에서 자동차보험 등 다양한 보험 상품의 가격을 비교한 뒤 보험사 홈페이지까지 바로 연결되는 시스템이 도입되면 보험사는 굳이 키워드 광고로 돈을 쓰지 않고도 홈페이지에 가입자를 끌어 모을 수 있게 된다.

현재 키워드 광고 수익을 대체해 언급되는 수수료 부과 방안은 CPC(Cost Per Click)방식으로 보험 상품을 클릭한 횟수 당 비용을 광고 단가로 지불하는 것이다. 즉 해당 상품의 클릭수가 많아질수록 광고비용도 늘어난다.

보험업계는 금융위가 보험 비교 공시 서비스를 포털에 무리하게 도입하느라 보험사의 광고비용 부담만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한다. 자발적인 참여가 아님에도 네이버에 광고비용을 이중으로 내야하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해 보험다모아가 시행되며 온라인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가 늘자 네이버의 검색 광고도 경쟁이 붙어 보험 관련 광고 단가가 높아졌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이득을 취했음에도 플랫폼을 하나 더 만든다고 돈을 또 받겠다는 것”이라며 “자발적 참여가 아님에도 따로 광고비용을 지불하고 싶은 보험사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보험 비교 서비스가 대형 보험사 위주의 시장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상품 가격을 낮춰 우위를 점할 수 있으면서도 높아진 광고비용을 지불할 여력이 있는 보험사일수록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결국 상품 가격을 낮추면서도 클릭수에 따른 광고비용까지 감당할 수 있는 대형사만 혜택을 보는 시장이 될 수 있다”며 “게다가 높아진 광고비는 보험소비자들의 보험료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만큼 저렴하게 온라인으로 보험에 가입하고자 하는 목적에도 맞지 않게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TF는 내년 6월경에는 자동차보험 실제보험료 비교와 보험사 홈페이지상의 온라인 전용상품 가입까지 가능토록 시스템을 구축한 뒤 약 2개월간 유입율, 보험사 홈페이지로의 전환률 등을 등을 살펴보고 네이버와 수수료 수준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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