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예정…예상 조달금리 5%대로 이자 부담 우려도

 
 

[현대경제신문 박영준 기자] 내년 1분기 예정된 한화생명의 5천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발행조건에 따른 이자 부담이 관건인데 이외에는 특별한 자본확충 방안이 없다는 점도 한화생명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선택한 이유로 분석된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2일 이사회를 통해 내년 1분기 5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결정했다. 

오는 2021년 도입되는 IFRS17(새 국제회계기준)을 앞둔 선제적 자본 확충 방안이란 설명이다. 생명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한화생명이 최초다.

한화생명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상환 만기가 30년 이상의 영구채 성격으로 사실상 만기 없이 이자만 부담하는 구조다.

관건은 발행조건이 될 전망인데 예상되는 조달금리는 5%내외로 추정된다. 트럼프발 금리 인상 기조에 국고채 금리가 지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4% 중반으로는 발행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길다보니 통상적으로 후순위채보다 자본안정성이 높은 대신 조달금리도 더 높게 거래된다.

지난 9월에는 우리은행이 5억달러 규모 영구채 성격의 코코본드를 발행한 바 있으며 당시 조달금리는 4.5%였다. 한화생명의 신용등급이 AAA로 우리은행과 비슷하거나 높다고 판단해도 금리 인상 등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최소 조달금리는 5%내외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이자 부담이다.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에서는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만기일 이전 상환) 행사를 발행 후 5년 이내에는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5년 콜옵션 조항에 조달금리 5%, 5천억원이 모두 발행에 성공했다면 한화생명은 한해 이자만 250억원, 5년간 1천억원의 이자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난 3분기 한화생명의 운용자산수익률은 3.9%로 4%에 미치지 못한다. 운용자산수익률이 예상되는 조달금리보다 낮다는 점에서 향후 자본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증권투자업계는 조달금리 4.5% 가정 시 운용자산수익률 대비 실질적인 이자 비용을 연 5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이사는 “최근 금리 상황을 따져볼 때 조달금리가 5% 이하로 거래되기 힘들 것”이라며 “신종자본증권은 결국 부채성 자본인데 이자 부담이 크게 늘더라도 증자보다 비용절감이 가능해 보험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자본확충 방안”이라고 말했다.

선제적 지급여력(RBC)비율 관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자본확충 방안으로 신종자본증권 외에는 특별한 방도가 없다는 것도 발행을 결정한 이유로 풀이된다.

신종자본증권은 최근 보험사들이 자본확충 방안으로 선택하는 후순위채와 달리 재무제표 상 완전자본으로 인정된다.

후순위채도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일반적으로 기간이 5년으로 짧고 이후부터는 매년 20%씩 자기자본에서 인정액이 차감된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후순위채와 달리 관련 비용이 배당으로 인식되는데다 시간이 지나도 인정비율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인해 발행조건이나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을 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생명의 올 3분기 지급여력(RBC)비율은 289.8%로 전분기 대비 14%포인트, 전년동기대비 32%포인트 떨어지는 등 지속 하락하고 있다.

올해 연말에는 금융감독당국의 신용위험 계수 상향 조정과 연결 RBC제도 도입으로 RBC비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4년 말 금리 인하 기조에 40조원에 이르는 채권을 모두 매도가능채권으로 분류하면서 냈던 채권평가익도 4분기 중에는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평가익 감소로 RBC비율 하락이 예정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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