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기 산업부 기자.
최홍기 산업부 기자.

롯데와 CJ가 전화위복을 노리고 있지만 여의치 못한 모양새다.

경영권분쟁과 오너리스크 등으로 홍역을 앓다 옷깃을 여미나 싶더니 최근 비선실세 연관 의혹으로 다시 흉흉하다.

전국적으로 촛불집회가 진행되고 정부에 대한 분노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와 연관된 기업들도 논란의 한 축이 된 형국이다.

롯데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지원했다가 돌려받았다. 앞서 올 1월에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45억원을 출연했다.

가뜩이나 검찰수사와 경영권분쟁 등 악재의 연속이던 롯데그룹은 최근 몇몇 매체에서 올해 초 신동빈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단독으로 독대했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의혹의 화살을 면치 못하게 됐다.

더욱이 다음 달 추가특허 발표를 앞두고 있는 롯데면세점 역시 거액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다.

신 회장이 검찰 수사 이후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 등 그룹혁신안을 발표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또 다른 장벽과 마주친 셈이다.

CJ 역시 이재현 회장이 8·15특사로 사면된 이후 화색이 도나 싶더니 내우외환이 겹치면서 울상이다.

이미경 부회장이 정부의 퇴진압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거나 CJ가 진행하던 문화사업이 비선실세 의혹과 맞물리게 되면서 잡음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재현 회장의 며느리로 관심을 받았던 이래나씨의 사망이 더해져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해졌다.

이 회장의 특별사면 이후 계열사들이 그동안 주춤했던 업무 추진을 재개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최근의 비선실세 여파로 색이 바랬다.

이들 기업이 이번 가시밭길을 헤쳐 나가기까지는 장시간 진통이 예상된다. 문제는 한 치의 여지없이 모든 의혹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일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억울한 부분은 풀고, 잘못한 부분은 잘못한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 억울하다는 퍼포먼스로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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