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보험 매력 급감에 대체 상품 개발 요구
인원·아웃바운드 제한 등 방카슈랑스 규제완화 건의 지속

[현대경제신문 박영준 기자] 시중은행들이 줄어드는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 수수료수익 방어에 나서고 있다.

방카슈랑스의 효자상품이던 저축성보험이 저금리로 상품성을 잃고 내년부터 판매수수료마저 깎일 위기에 처하자 보험사에 대체 상품 출시를 요구하거나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를 외치고 나선 것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은행권 비이자이익 중 방카슈랑스 수수료수익은 2천110억원으로 전년동기(2천540억원)보다 17% 하락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전년동기보다 25.8%(170억원) 감소한 470억을 기록했으며 KB국민은행도 650억원으로 9.7%(90억원) 줄어들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690억원, 300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4.2%(30억원), 31.8%(140억원) 떨어졌다.

시중은행의 방카슈랑스 수수료가 떨어지는 이유는 저축성보험 수요의 감소에서 비롯됐다. 

은행들은 그간 예적금 금리보다 높은 공시이율이나 최저보증이율을 제공하는 저축성보험을 주로 팔아왔지만 저금리 기조에 보험사들이 이율을 내리며 저축성보험 판매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게다가 내년 초부터 저축성보험의 원금보장 구조가 상품 만기 시점이 아닌 보험료 납입완료 시기로 바뀌면서 은행들이 보험 상품을 팔면서 받는 수수료수입은 더욱 줄어들게 됐다. 

고객에게 거둔 보험료를 운용해 다시 보험금으로 돌려줘야 할 기간이 축소되면서 보험사도 은행에게 지급해야 할 판관비와 수수료를 조정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일시납 저축보험의 경우 내년부터 기존의 25~30%까지 수수료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은행들이 줄어드는 수수료수익을 대체하고자 낙점한 상품은 ‘페이백’ 상품이다.

하나생명을 시작으로 최근 동양생명, KB생명, KDB생명, DGB생명 등 방카슈랑스를 주력하는 생보사들이 저마다 페이백 상품을 출시하고 나선 것도 은행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페이백은 보장내용도 쉽고 연금처럼 돌려받는 다는 특성으로 설명할 수 있어 은행에서 팔기 좋다”며 “다만 보험사에겐 보장성보험이라도 적립보험료를 돌려줘야 한다는 부담은 저축성보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보험사의 이득보단 은행에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상품”이라고 말했다.

최근 방카슈랑스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은행권의 요구도 수수료수익을 보전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방카슈랑스 규제에는 한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팔지 못하는 ‘25% 룰’과 종신·자동차보험 등 보장성보험 판매금지, 방카슈랑스 판매 인원 2명 이하 제한, 아웃바운드 영업 등이 있다.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사실상 은행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 생보사 입장에서 25%룰이 풀려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판매 인원 제한이나 점포 이외에서도 보험 영업이 가능한 아웃바운드 규제 등의 완화는 은행이 올해 수익보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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