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재 “김영란법 가장 큰 타격은 소상공인”

김영란법 시행을 이틀 앞둔 26일 서울시내 불고기 전문 체인점 불고기브라더스 광화문점 메뉴판에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 만들기에 함께 한다’는 안내 문구와 함께 관련 신설 메뉴가 적혀있다. 불고기브라더는 2인분에 5만9천800원, 3인분에 8만6천900원인 '스키야키 불고기 세트'를 출시했으며 1인당 3만원 이하 메뉴에는 ‘김영란’이라고 적힌 원형 마크를 붙였다. <사진=연합>
김영란법 시행을 이틀 앞둔 26일 서울시내 불고기 전문 체인점 불고기브라더스 광화문점 메뉴판에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 만들기에 함께 한다’는 안내 문구와 함께 관련 신설 메뉴가 적혀있다. 불고기브라더는 2인분에 5만9천800원, 3인분에 8만6천900원인 '스키야키 불고기 세트'를 출시했으며 1인당 3만원 이하 메뉴에는 ‘김영란’이라고 적힌 원형 마크를 붙였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민경미 기자] 28일 시행될 ‘부정청탁과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울상이다.

3만원 이상의 식사를 금지하기 때문에 특히 관공서나 강남, 여의도 정가, 서초동 법조타운 근처의 식당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정식이나 일식 등 일부 고급식당의 경우 1인당 가격이 3만원을 넘어서 벌써부터 김영란법 시행 이전부터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지레 겁을 먹은 공무원이나 재계 관계자 등이 찾기 않기 때문이다.

일부 음식점들은 김영란법 맞춤형인 3만원 이하 메뉴를 만드는 등 발 빠른 대처를 하고 있지만 광화문과 강남 일대의 일부 식당들은 아예 폐업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우 전문 식당들도 몸 달기는 마찬가지다. 한우 전문 식당 사장 A씨는 “3만원 이하로 맞추기가 정말 힘들어서 1등급이 아닌 낮은 등급의 메뉴를 개발했다”며 “9월 들어 매출이 줄어들고 있어 업종을 변경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부정 청탁 현장을 찍으려는 파파라치도 기승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고급 식당들의 한숨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26일 ‘김영란법’ 시행으로 소상공인들이 가장 피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추석 선물세트 판매실적에서 5만원 이하 선물세트가 인기다보니 한우 대신 과일판매가 늘었지만 백화점만 이득을 봤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협 5개 유통회사와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계를 대상으로 추석명절 대표 추석 전후 30일 동안의 선물세트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과일 선물세트의 판매액은 515억7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6% 증가했다. 판매 수량도 118만4274개로 5.2%가 늘었다.

최 회장은 “추석 기간 주요 백화점들은 5만원 이하 기획 상품이 인기를 끌며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이 올랐다”며 “반면 소상공인들은 백화점이 납품 단가를 떨어뜨려 매출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진짜 큰 문제는 김영란법 적용이 본격화되는 내년”이라며 “대기업은 김영란법 때문에 막대한 접대비를 줄일 수 있고 손실을 견뎌낼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소상공인은 1~2년을 견딜 수 있는 여건 자체가 안 된다”고 우려했다.

식당 뿐 아니라 골프장, 농어민 등도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골프장 부킹도 감소하고, 한우와 굴비 등 고급 농수산물 수요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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