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기 산업부 기자.
최홍기 산업부 기자.

최근 유통업계에 배송·물류 바람이 거세다.

이전에도 업체간 배송전쟁은 항시 있었지만 지금만큼 뜨거운 시선을 두고 있었던 적은 드물다. 추석 대목이라는 점도 분명 한몫했을 터다.

이들 업체들은 단순히 배송으로 끝나는 게 아닌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고객잡기에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상품 최저가 경쟁에 여념이 없던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업체들도 배송경쟁에 불이 붙었다. 올해 초 대형마트와 최저가 전쟁을 벌였던 점과는 확연히 달라진 행보다.

그동안 식음료업체들은 물론 유통업체들에게 가격경쟁력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지표이자 ‘얼굴’과도 같았다. 사실 똑같은 품질의 상품에 대해 다른 업체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선보여야 된다는 것은 유통업계의 공식 아닌 공식이자 삼척동자도 다 아는 정설이다.

이런 업체들이 당일배송부터 시작해서 10분 후 바로 배송까지 ‘장군멍군’이라는 미명아래 ‘배송 끝판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통상적으로 ‘가격’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시대는 끝났다는 포석이 깔린 것이다. 부가적인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충성심을 잡는 게 더 낫다는 얘기다.

실제 최저가 가격에 민감한 온라인 업체들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사실 매우 적다. 물론 소비자 성향마다 더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몇시간씩 고민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온라인업체의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 입장에서 보다 빨리 상품을 받아보고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구축된 업체들을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자주 이용하는 고객들일수록 별 차이 없는 가격보다는 부가적인 서비스에 더 눈을 돌리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온라인 유통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보다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찾는 추세로 분석하고 있다”며 “똑같은 상품이 업체별 100원정도 차이난다는 점에서 구매한다기보다는 배송도착이 오늘이냐 2~3일 후이냐를 보면 쉽게 결론이 나온다”고 말했다.

물론 가격차가 심하지 않아야 된다는 전제하에 나오는 가정이지만 그만큼 소비자들이 배송과 같은 부가서비스에 더욱 관심을 주고 있다는 해석으로도 이어진다.

일각에서는 최저 가격 경쟁으로 인한 출혈이 배송·물류 서비스 투자로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그러나 무한경쟁시대에 살고 있는 업체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소비자잡기가 중요할 터이다.

유통업계의 배송·물류 사랑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본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