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 등급 중 3번째…세계적 등급 하향추세 속 中·日 모두 제쳐
"견조한 성장세·대외부문 지표 개선"…"北과 긴장은 하향 요인"

<자료=기획재정부>
<자료=기획재정부>

[현대경제신문 강준호 기자] 국제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11개월 만에 다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국가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제시해 현재 수준을 유지했다.

기획재정부는 S&P가 8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S&P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은 지난해 9월 'A+'에서 'AA-'로 올린 이후 11개월 만이다.

'AA'등급은 전체 21개 등급 중 3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우리나라가 S&P로부터 'AA'등급을 부여받은 것은 역사상 최초다.

S&P 기준으로 볼 때 'AA'는 영국, 프랑스와 같은 등급이다. 다만 이들 국가의 전망이 '부정적(negative)'인 점을 감안하면 선진경제 수준의 국가신용등급을 갖게 된 것이다.

또 중국(AA-), 일본(A+)과의 국가신용등급 격차도 한층 더 벌어지게 됐다. 중국보다는 한 단계, 일본보다는 두 단계 높은 등급이다.

주요 20개국(G20) 중 한국보다 S&P 등급이 높은 국가는 독일, 캐나다, 호주(이상 AAA), 미국(AA+) 등 4개국뿐이다.

다른 신용평가기관으로 눈을 돌리면 한국은 지난해 12월 무디스로부터 사상 최고이자 S&P 기준으로 'AA' 수준인 'Aa2' 등급을 받은 바 있다.

무디스 기준으로도 G20 중 한국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국가는 미국, 독일, 캐나다, 호주(이상 Aaa), 영국(Aa1) 등 5곳뿐이다.

또 다른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로부터는 2012년 9월 네 번째 등급인 'AA-' 등급을 받은 이후 4년 가까이 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ㆍ중ㆍ일만 비교하자면 무디스, S&P, 피치에서 모두 한국의 신용등급이 가장 높고 이어 중국, 일본 순이다.

S&P는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최근 수년간 대부분 선진 경제에 비해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고 특정 산업 또는 수출시장에 의존하지 않은 다변화된 구조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국내 은행이 지난해 대외순채권 상태로 전환되고 은행부문 대외채무의 평균 만기가 증가했으며 경상계정 수입 대비 단기외채 규모가 감소하는 등 대외부분 지표가 개선된 것도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의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이 견조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지원해 왔다고 언급하고 그간의 물가안정 목표제가 경제 안정과 인플레이션 기대를 관리하는데 대체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통일비용 등 잠재적 채무와 북한과의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국가신용등급의 취약요인으로 제시했다.

S&P는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배경에 대해 지정학적 위험이 크게 증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바탕으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위험이 크게 증대되지 않는 등 별다른 요인이 없으며 앞으로 2년간 신용등급이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S&P는 앞으로 신용등급 상향 요인으로 추가적인 성장을 통한 경제 성과와 안정성 강화를 제시했다. 그러나 북한과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되는 점은 하향조정 요인으로 들었다.

기재부는 최근 선진국, 신흥국을 가지지 않는 전 세계적인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 추세를 감안할 때 이번 S&P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향에서 한국경제가 차별화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브렉시트 결정, 미국 금리정책 방향, 중국경제 둔화 가능성 등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경제의 대외안정성이 부각됨으로서 시장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번 등급 상향조정이 앞으로 국내 금융사, 공기업 등의 신용등급 상승으로도 이어져 해외차입 비용 감소 등 대외안정성을 보다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