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동성 상당기간 지속 가능…상황발생시 신속 과감히 대응"

 
 

[현대경제신문 강준호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은 27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이슈로 불확실성이 매우 크고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한 2008년 위기상황과 달라 글로벌 금융시스템 위기로까지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렉시트에 따른 금융권역별 대응체계 점검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임 위원장은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가 당초 시장예상과 달리 '탈퇴'로 결정됐다"며 "이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세계 각국의 주가·국채금리·환율 등이 큰 폭으로 변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금융시장도 예상치 못한 브렉시트 투표결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등 크게 영향을 받는 모습"이라며 "다만 국내증시 하락폭, 외국인 자금 순매도 규모,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상승폭 등은 과거의 위기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코스닥과 코스피를 합한 외국인 자금 매도는 631억원으로 통상적인 수준이고 CDS 프리미엄 상승폭도 6.5bp(1bp=0.01%포인트)에 그쳤다.

임 위원장은 "사안의 성격, 파급경로와 시차, 대응여건 등을 감안하면 글로벌 금융시스템 위기로까지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영국 국민투표 결과가 직전 예상과 다르게 나왔지만 브렉시트 자체는 미리 예고돼 있는 이벤트였다"며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게 되는 영국·EU와 미국 등 주요국은 이미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비해 시나리오별 대응계획을 준비해 상황변화에 따른 대응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렉시트는 실제로 현실화되는 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므로 '리먼 파산'으로 위기가 곧바로 발생한 2008년 위기상황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황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등 직접적인 금융시스템 훼손이나 자산가치 급변동을 유발했던 위기와는 성격이 다른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상 첫 EU 탈퇴인 브렉시트 이슈가 여타 EU 국가들의 탈퇴 가능성 등 향후 전개과정에서 불확실성이 매우 크고 EU회원국 간의 이해관계 조정 등으로 협상과정 장기화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임 위원장은 "EU 추가 탈퇴, 과도한 실물부문 둔화 등 브렉시트 이후 새로운 균형으로 이행하기까지 다양한 변수들이 있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브렉시트에 따른 EU 체계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 긴 호흡을 갖고 차분하게 준비해 나가는 한편 당면한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중심을 확고히 잡고 시장상황을 보다 치밀하게 분석해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이미 가동 중인 24시간 점검체계를 통해 금융회사의 대외 익스포져, 영국·유럽의 주식·채권 자금 동향 등의 위험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미 마련된 위기대응계획의 절차·내용 등을 꼼꼼하게 재점검하고 시장안정을 위한 세부대책을 미리 마련해 불안심리가 일정 수위를 넘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 단계적인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및 외화차입 여건 변화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지역별 외화차입금, 대외 익스포저 관련 특이동향 등을 면밀하게 점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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