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인상 의지 여전…9월 또는 4분기 중 인상 전망

[현대경제신문 강준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다시 한 번 동결했다.

미국 고용시장 부진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현실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14~15일(현지시간) 열린 통화정책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0.25~0.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6개월째 같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됐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동결이 미국 내 고용시장 부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고용을 비롯한 경제지표의 부진이 기준금리 동결의 3가지 배경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연준 역시 이날 금리동결 방침을 발표한 성명에서 "고용시장의 개선 속도가 늦다"며 "비록 실업률은 하락했지만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동결 배경에 사실상 고용부진이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지난 3월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신규 일자리가 기대치(16만명)를 밑돈 3만8천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불과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도 이번 미국 기준금리 동결에 한 요인이었다고 풀이했다.

윤 연구원은 "최근 브렉시트 우려가 높아졌으며 이는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해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며 "지난 4월 FOMC 의사록에서 지적했던 것과 같이 브렉시트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연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하며 브렉시트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이번 금리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쳤고 향후 FOMC 결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옐런 의장은 "오늘의 (금리)결정을 이끈 여러 요인 중 (브렉시트가) 하나였다고 말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며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금리 동결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브렉시트 여부가 "세계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이라며 "미국의 통화정책 경로 결정에 영향을 주는 미국 경제 전망에도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낮은 기대인플레이션도 동결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윤 연구원은 "최근 국제 유가 상승으로 물가지표 오름세가 다소 빨라졌으며 연준의 2016년 개인소비지출 디플레이션 상승률 전망치는 0.1~0.2%포인트 정도 상향됐다"며 "성명서 내 인플레이션에 대한 판단은 변화가 없었으며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낮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연준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이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았음을 보였다.

FOMC 위원들이 제시하는 적정 금리수준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보면 연내 2차례 이상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한 위원은 11명이었고 연내 1번 인상을 주장한 위원은 6명이었다.

윤 연구원은 "옐런 의장은 7월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밝혔으나 남은 한달 동안의 경제지표 확인을 바탕으로 금리 인상을 저울질하기는 섣부르다"며 "브렉시트 논란이 가라앉고 제조업 경기 회복과 고용시장 개선세가 좀 더 확인된다면 8월 FOMC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브렉시트 결과에 따라 전망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브렉시트가 현실화된다면 미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기대는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으며 반대로 브렉시트 관련 우려가 해소될 경우 다시 4분기중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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