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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롯데의 철학, 앞은 ‘인류 풍요’ 뒤론 ‘오너 풍요’
차종혁 기자  |  justcha@fi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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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14  15: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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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종혁 산업부 차장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사심(私心)’이 너무 심해 보인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을 위해 주요 임원은 물론 주력 계열사까지 줄줄이 엮여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롯데 비자금 수사 진행 상황을 보면 신격호 총괄회장의 맏딸인 롯데장학재단 신영자 이사장의 비리 연루 건은 빙산의 일각인 듯 싶다.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얽히고 설킨 비자금 조성 건을 보면 롯데라는 기업이 이윤창출보다 ‘오너 사심’을 위해 존재했나 싶을 정도다.

검찰을 통해 일부 알려진 비자금 조성 수법을 보면 참 다양하다. 검찰은 롯데건설이 토목 공사 과정에서 하도급 금액을 부풀린 후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이 원료를 구매하는 과정에 다른 계열사를 끼워넣어 가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만든 혐의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를 통해 ‘배당금’과 ‘급여’ 명목으로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에게 흘러들어간 연간 300억원에 달하는 자금 출처도 불분명해 비자금으로 의심받고 있다.

또 신 총괄회장은 개인 토지를 계열사들에 넘기는 과정에서 시세보다 비싸게 팔아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비자금 조성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 물망에 오른 계열사만 호텔롯데, 롯데면세점, 롯데자산개발, 롯데홈쇼핑,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롯데칠성음료, 롯데닷컴 등 10곳이 넘는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고구마 줄기 캐듯 계속 나올 정도니 얼마나 많은 계열사가 연루됐는지는 더 두고봐야 알 일이다.

‘사랑과 신뢰를 받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한다.’

롯데그룹이 경영활동의 기본이자 출발점이 되는 개념으로 밝힌 미션이다. 롯데의 기업철학이라고 볼 수 있다.

미션에서 ‘사랑과 신뢰를 받는’을 ‘돈이 되는’으로, ‘인류’를 ‘오너’로 바꿔 읽으면 롯데 비자금 조성에 대한 이해가 한결 쉬울 것이란 우스개 소리가 나돌고 있다.

그룹 비전은 ‘ASIA TOP 10, Global Group'이다. 핵심사업을 강화하고 사업비중을 확대해 아시아를 선도하는 ’아시아 Top 10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기업 비리에 연루된 규모나 금액, 수법에서 가히 아시아를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냉기서린 시선도 있다.

롯데그룹의 5대 핵심가치는 고객중심, 창의성, 협력, 책임감, 열정이다. 고객중심 가치에 대한 실천은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오너 일가의 ‘사심’을 위해 주요 임원과 계열사가 창의적인 수법으로 책임감을 갖고 열정적으로 협력한 부분은 높이살만하다.

‘인류 풍요’라는 거창한 미션은 제쳐두고, 롯데라는 기업을 믿고 각자 현장에서 묵묵히 일해온 10만여명의 직원들을 생각하면 롯데 비자금 조성의혹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대기업으로는 드물게 창업 이래 60년 이상 대형 비리에 연루되지 않은 롯데가와 롯데그룹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업철학을 다시한번 되짚기를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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