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 중·고령층이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아 사업자금에 쓰는 비율이 50세 미만의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체 과잉 등으로 사업실패 위험이 높은 상황이어서  전반적인 가계부채 부실화의 또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통계청의 201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가구패널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60조원으로 용도별로는 '거주주택마련'용이 전체의 41.9%(276조6천억원)였다. 또 '거주주택 이외 부동산 마련'은 17.3%(114조4천억원)였으며 '사업자금(영농자금 포함) 마련'은 150조7천억원으로 전체의 22.8%를 차지했다.

이밖에 교육비 마련 3.7%(24조1,000억원), 생활비 마련 2.3%(15조3,00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50세 이상 중.고령층과 그 미만의 청장년층의 주택담보대출 용도를 분석한 결과 50세 미만은 2명 중 1명 이상인 53%가 거주주택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50세 이상은 3명 중 1명 꼴인 32%에 그쳤다.

반면 50대 이상 중 29%는 사업자금 마련 목적으로 돈을 빌려 50세 미만(16%)에 비해 배가까운 비율을 보였다. 거주주택 이외 부동산 마련 역시 50세 이상(21%)이 50세 미만(13%)에 비해 높았다.

이는 명예퇴직을 하거나 일찍 은퇴한 50대 이상이 새로운 직업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자영업에 뛰어들거나 주택 임대업 등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처럼 50대 이상 은퇴층의 적극적 사업진출은 준비부족, 과당경쟁 등에 부딪쳐  폐업에 이르는 경우가 평균 이상으로 많아 은퇴후 노후생활에 심각한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다수 은퇴층 연령의 사업자들이 치킨집, 편의점 등 소비형 영세자영업에 뛰어들고 있어 국내 내수경기가지속적으로 위축된다면 가계부채 부실의 또다른 뇌관이 될 수 있어 당국의 세심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