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자율협약 추진 이어 감자도 성공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현대상선이 주채권은행의 자율협약 추진과 상장 폐지 위기 해소로 정상화에 한발 다가섰다.

18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빌딩에서 열린 현대상선 정기주주총회에서는 7대 1 비율의 주식병합(감자) 안건이 주총 참석 주식의 88% 찬성으로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 주식병합은 결손금 보전과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참석한 주식의 절반 이상 찬성이 필요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36.8%로 한국거래소의 상장 폐지 기준(자본잠식률 50% 이하)을 밑돌자 감자를 추진해왔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예외 없는 동참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주들이 주식병합을 수용하는 상생의 결단을 내려줬다”며 “주식병합 건이 통과됨으로써 경영정상화 작업은 제 궤도에 오르게 됐으며 자본잠식은 완전히 해소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또 현대상선은 오는 22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현정은 회장을 등기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부의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 회장은 임기 만료 뒤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백의종군하게 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은 고강도 추가 자구안이 보다 중립적인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통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정은 회장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지만 지난번 300억 사재출연과 같이 대주주로서 현대상선의 회생을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총으로 감자가 확정되면서 현대상선은 상장 폐지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특히 전날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자율협약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확정돼 현대상선의 정상화는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은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조건부 자율협약을 추진한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조건은 용선료 인하와 채무재조정이다.

산업은행은 오는 22일 채권단 실무자 회의를 한 뒤 29일 자율협약을 시작할 계획이다.

자율협약 내용은 채권의 원리금 3개월 유예 등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매각 등 자구계획을 이행 중”이라며 “용선료 협상 등 비협약채권자 채무조정도 일부 진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을 통한 동참만이 회사 정상화의 유일한 방안인만큼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대상선 전 임직원들은 회사의 경영정상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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