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서비스 질 저하·불완전판매 등 금융소비자 피해 가중 우려

 
 

[현대경제신문 강준호 기자] 최근 금융권에서는 금융개혁, 특히 성과주의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자산관리공사 등 금융공기업과 시중은행에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정부는 성과주의를 제대로 도입하지 않은 금융공기업에 인건비 예산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당국도 올 상반기 성과주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금융공기업과 시중은행에 배포하고 그에 대한 계획을 제출하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성과주의 도입을 압박하는 데는 금융산업의 임금 수준이 다른 산업에 비해 높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체 산업의 임금 수준보다 금융산업의 임금 수준은 2006년 129.7%에서 지난해 139.4%로 상승했다.

또 금융산업의 호봉제 비율은 2013년 63.7%로 전체 산업 평균인 36.3%의 두 배에 달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성과연봉제를 도입해 금융산업에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고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금융정책 수요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올해 주요 정책 방향 중 하나로 성과주의 문화 확산을 제시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개혁을 체감하려면 금융권에 성과주의가 뿌리내려야 한다”며 “잘하는 사람이 더 좋은 대우를 받도록 차등화하고 평가와 인사체계,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측면의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급한 성과연봉제 도입은 더 많은 폐해를 낳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특히 금융서비스 질 저하, 불완전 판매 등 금융소비자 피해 가중, 건전경쟁이 아닌 과당경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노조도 이러한 부분을 우려하며 성과연봉제 도입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금융노조는 “성과지상주의가 이미 금융산업에 만연한 상황에서 임금체계까지 전면 성과주의를 도입한다면 과도한 영업경쟁으로 금융서비스 질 저하, 불완전판매 등으로 금융소비자 피해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조직부터 연봉제를 도입해 그 효과를 증명할 것을 요구했다.

금융노조는 “무임승차족이 없는 조직은 없다”며 “무임승차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오직 성과연봉제뿐이라고 확신한다면 영혼 없는 관료들이 즐비하게 무임승차하고 있는 자신들 조직부터 연봉제를 적용해 그 효과를 증명하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금융당국도 이들이 말에 귀를 기울여 금융산업이 급격한 변화는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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