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불안 등으로 인해 코스피 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1780이 붕괴 되는 등 흔들리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스페인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1758.99까지 떨어진 뒤 등락을 오가고 있다. 사진은 23일 외환은행 딜링룸 전경.
유럽불안 등으로 인해 코스피 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1780이 붕괴 되는 등 흔들리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스페인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1758.99까지 떨어진 뒤 등락을 오가고 있다. 사진은 23일 외환은행 딜링룸 전경.
코스피의 심리적 지지선인 1780 마저 붕괴됐다. 유럽의 불안과 애플의 실적부진 등의 악재에 연중 최저점을 찍으며 장을 열었다. 지난 25일 코스피 지수는 이탈리아 국채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수가 급락했던 지난해 8월 중순 수준인 1758.99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주가, 환율 등 금융지표들이 또다시 불안한 흐름을 시작함에 따라 하반기에는 한계기업들의 부도가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럽위기는 중국과 미국 경제를 흔들면서 한국을 더욱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둔 데 따른 정치적 혼란으로 위기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페인의 국고채 10년물 국채 금리는 25일(현지시간) 7.5%를 넘어서는 등 유럽연합(EU) 출범 이후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탈리아도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6.5%대까지 치솟으면서 덩달아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의 국고채 만기는 10월에 몰려 있다. 이들 국가가 10월에 상환해야 할 국고채 규모는 775억8천200만유로에 달한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독일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췄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신용등급 전망치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에게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대외불안으로 위기감이 고조되자 코스피는 3월말에 비해 10.9% 추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지수 4.5%,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5.1% 등의 하락률에 비해 낙폭이 상당히 크다.

한국의 원ㆍ달러 환율은 외국인자금 이탈 등으로 다시 달러당 1천150원을 넘었다. 채권금리는 불안심리를 반영해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대신경제연구소 등 국책ㆍ민간 연구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 이하로 낮추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배상근 경제본부장은 “1분기 성장률이 2.8%인데 연간 성장률이 3.0%가 되려면 2분기 이후 경기가 더 좋아야 하는데 성장을 끌고 갈만한 동력이 없어 올해 3.0% 성장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임진 연구원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스페인 전면 구제금융의 여파는 책정이 어렵다”며 “계속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지방정부의 재정문제까지 걸려있고, 독일은 이 문제 때문에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까지 우려가 있다”며 “좀처럼 스페인 악재로부터 시장이 자유로워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등을 하려면 유로존에서 정책 제시가 되야하고, 미국 쪽에서 지표들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아야 되는데 당장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한범호 연구원도 “유럽 재정 위기 확산 여부와 스페인 재정 위기로 대변되는 유럽발 악재,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 등이 겹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나 정책적인 대응에 대한 의지가 있는가가 관건일 것”이라며 “당장 PBR 1720선을 저점으로 보지만 위기가 이탈리아까지 확산되면 예측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KTB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기대치가 부각되지 못한다면 낮은 밸류에이션도 크게 매력적이지 못한 기간이 지속될 것”이라며 “스페인에 외부 지원 필요하지만 유럽 중앙은행이나 기구, 다른 나라에서 움직임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진 않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심창목 수석연구원은 “현재 한국 경제에는 유로존 문제가 가장 큰 위험 요소”라며 “유로존 방화벽 구축으로 더디게라도 경기가 회복할 수도 있겠지만 유럽 문제는 만성 질환처럼 남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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