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기 기자
최홍기 기자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최근 탄산수의 열풍이 거세다.

칼로리와 색소 등이 없어 다이어트와 소화불량 등에 좋은 효과를 갖고 있다는 이야기에 지난해 탄산수시장 규모는 국내에만 400억원대에 달하기도 했다.

12일 한국탄산수협회에 따르면 탄산수는 탄산가스가 함유된 물을 일컫는다.

탄산음료와 다르게 색소와 당류 등이 없는 칼로리없는 ‘물’이란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탄산수시장에 나온 탄산수들은 색소와 당류가 없는 제로 칼로리 등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찾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탄산수에 있어 숨겨진 이면들은 너무나도 많다.

일단 표기방법부터 논란거리다.

탄산수의 식품표기를 살펴보면 물이 아닌 ‘탄산음료’라고 표시돼 있다.

이는 환경부에서 탄산이 없는 물만 먹는 샘물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인데 실제 탄산수는 환경부가 아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공전’규정을 받고 있다.

탄산수에 있어 중요하게 여겨지는 미네랄 성분 표시가 아닌 일반 영양성분이 표기돼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해외에서 무기질 함량에 대한 표시 등 탄산음료와 차이를 둔 것과는 달리 국내에 있어서는 탄산음료와 탄산수가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탄산수의 선풍적인 인기에 편승한 제품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이른바 탄산수인 듯 탄산수 같은 탄산음료 출시가 바로 그것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탄산수 타입의 이너비 워터스파클링을 출시했고 광동제약은 뷰핏 탄산수(스파클링)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 제품에는 각각 350ml에 85칼로리, 350ml에 68칼로리가 들어갔다.

당류가 20g과 16g이 함유된, 탄산수가 아닌 탄산음료다.

문제는 이에 대해 언론이나 소비자들은 탄산수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들 제품에 대해서는 해당업체가 탄산수시장에 뛰어들었다는 등의 시장 반응이나 기사가 주를 이룬다.

심지어 탄산수협회에서는 뷰핏 탄산수를 기존 탄산수와 같이 탄산수제품으로 소개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업체나 협회는 이를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이에 대한 어떠한 해명이나 공식적인 입장발표도 없다.

소비자들에게 주는 혼동은 물론이고 탄산수 열풍에 힘입어 편승하려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법적인 책임을 묻기에는 상황도 애매하다.

업체에서도 탄산음료라고 대답했고 탄산수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도 표기명은 ‘탄산음료’로 되어있기 때문에 문제 될 것 없다고 발뺌하면 책임을 물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곧 뜨거운 여름이다. 시원한 탄산수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이 시기에 탄산수가 아닌 제품을 탄산수 열풍에 슬며시 끼어 팔아보려는 심보는 그만둬야한다고 본다.

관계당국은 관리감독을, 관련업체는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해 법적·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로워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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