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단위 보조금 상향 조정, 고객 원성…경품 ‘꼼수’ 동원
방통위 “1주일 단위 변경 합법…고가 경품 외엔 마케팅 해석”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국내 통신사의 보조금‧경품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통신 3사는 갤럭시S6 출시와 더불어 가입자의 통신사 이동이 잦자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보조금을 1주일만에 상향 조정하고 고가 경품을 이벤트로 내걸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지난 17~18일 삼성 갤럭시S6 보조금을 일제히 인상했다. 이들 통신 3사는 갤럭시S6 출시 첫 날인 지난 10일에는 보조금을 대부분 10만원대로 책정했다. 그러나 갤럭시S6의 출시와 더불어 이용자의 통신사 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자 통신사들은 보조금 추가 인상에 나섰다.

보조금 경쟁의 포문은 KT가 열었다. KT는 17일 순완전무한99 요금제(2년 약정) 기준으로 갤럭시S6 32GB 모델에 32만원7천원을 보조금으로 책정했다. 정부가 정한 보조금 상한액인 33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앞서 KT는 갤럭시S6 출시일인 10일에도 공시지원금을 이통 3사 중 가장 높은 최대 21만1천원으로 책정했다.

<자료=착한텔레콤 제공>
<자료=착한텔레콤 제공>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도 KT의 보조금 인상에 맞불 작전으로 대응했다. LG유플러스는 17일, SK텔레콤은 18일에 갤럭시S6 및 갤럭시S6 엣지의 공시지원금을 상향 조정했다.

20일 통신판매중계업체인 착한텔레콤에 따르면, 이달 17~20일 통신사의 보조금 변동은 17일에 11건, 18일에 8건으로 총 19건의 변동이 있었다. KT와 LG유플러는 17일에 갤럭시S6, S6 엣지 32‧64GB의 보조금을 상향했고, SKT는 18일에 상향했다. 갤럭시S6 32‧64GB의 기본 구매가는 KT가 각각 76만9천원, 83만8천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갤럭시S6 엣지 32‧64GB의 기본 구매가는 LG유플러스가 각각 91만원, 98만7천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통신사별 기본 구매가 차이는 1만원 내외로 큰 변별력은 없다.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변별력이 떨어지자 공시보조금이 추가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착한텔레콤은 “갤럭시S6를 중심으로 시장 활성화를 위해 KT와 LG유플러스는 공시보조금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고, SK텔레콤은 타사에 비해 보조금 수준이 1만5천원~2만5천원 가량 낮기 때문에 역시 경쟁을 위해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출시 후 1주일만에 공시보조금이 상향 조정되면서 변경 전에 구매한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갤럭시S6의 인기가 통신사 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높아지면서 통신사의 보조금 경쟁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시보조금은 공시한 후 최소 1주일이 지나야 변경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지난 17~18일 변동 이후 1주일 후인 4월 24일을 전후해 또 한 차례 보조금이 변동될 수 있다는 예측이 통신시장 내에서 나오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통신사 보조금 경쟁으로 인해 소비자의 혼란만 커진다는 지적이 있다. 박지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간사는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은 소비자 혜택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통신사들은 소비자 중심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보조금을 책정해 혼동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이어 “보조금 변동으로 인한 통신 소비자 혼동을 막으려면 단통법부터 다시 손을 봐야 한다”며 “통신시장 안정을 위해선 주무부서인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가 행정편의가 아닌 소비자 중심에서 단통법을 개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조금 조정으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통신 3사는 공통된 의견을 내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갤럭시S6 등 프리미엄 단말기에 대해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덜기 위해 보조금을 상향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시지원금을 올린 것은 고객들이 선호하고 수요가 있어 고객 혜택을 늘리기 위한 것이고, 통신사마다 경쟁을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올리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정해준 구간 내에서 조정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통신시장 일각에서는 통신사들이 보조금만으로 변별력이 떨어지자 경품을 통해 고객을 유인하는 차별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갤럭시S6 출시에 맞춰 전국 100여개 매장에서 갤럭시S6 및 갤럭시S6 엣지를 개통하는 고객에게 경품 응모권을 증정하고, 행사 기간 종료 후 추첨을 통해 30만원 상당의 11캐럿 토파즈 보석을 총 11명에게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KT는 갤럭시6 출시에 맞춰 13일까지 개통한 고객에 한해 30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12명)’과 25만원 상당의 ‘몽블랑 플립커버’(1,200명)를 추첨을 통해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백설영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 사무관은 “공시보조금은 1주일마다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통신사가 1주일 단위로 보조금을 변경하는데 대해 관여할 수 없고, 경품 이벤트의 경우에도 자동차 등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고가의 경품은 불법으로 판단하지만 그 외에는 마케팅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 3사는 지난해 3월, 8월, 12월 등 3차례에 걸쳐 보조금 초과 지급으로 인해 방통우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올해는 SK텔레콤이 중고폰 선보상제 운영과 관련해 공시 내용과 다르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행위 등으로 인해 시정명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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