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스마트폰·반도체 세계 1위의 출사표에 퀄컴 주도권 약화 전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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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정보기술(IT) 산업의 패러다임이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글로벌 IT업체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 경쟁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퀄컴이 50%가 넘는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각각 스마트폰과 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005930]와 인텔의 참전으로 업계 지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21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를 기점으로 새로운 모바일 AP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로 PC의 중앙처리장치(CPU)에 해당한다.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모바일 AP는 크기와 소비전력이 제품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모바일 AP 시장에서 퀄컴이 52.9%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이 16%로 2위, 대만의 미디어텍이 15.1%로 3위에 올랐고 삼성전자는 4.2%로 4위에 그쳤다.

'타도 퀄컴'의 선봉장은 삼성전자다. MWC에서 공개한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S6에 퀄컴 제품 대신 자체 개발한 무선 AP '엑시노스 7420'을 사용했다.

엑시노스 7420은 업계 최초로 14나노(㎚) 핀펫 공정이 적용된 제품으로 성능만으로는 현존하는 제품 중 최고라는 평가다.

갤럭시S6와 S6엣지가 올해 5천만대 넘게 팔릴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다 10월 출시될 애플 아이폰7에도 공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의 무선 AP 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업계 세계 1위이자 PC 시대의 '황제'였던 인텔도 본격적으로 모바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텔은 MWC 기간 14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한 시스템온칩(SoC) 형태의 아톰 X5 및 X7을 소개했다.

 윈도 및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모두 지원하는 64비트 프로세서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을 정조준한 제품이다.

이미 레노버와 도시바, 아수스 등 20여개의 스마트폰 제조사를 고객사로 확보한 인텔은 저가형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부터 점유율을 높여 PC 시장에서의 압도적 지위를 재현할 방침이다.

중국 화웨이, 대만 미디어텍은 각각 '기린'과 '헬리오'라는 모바일 AP를 생산 중이다. 특히 화웨이의 '기린'은 차기 넥서스폰에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선 AP시장의 절대 강자인 퀄컴은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1조원이 넘는 벌금을 부과받은데다 삼성전자 등 고객사의 이탈로 주도권 약화의 위기에 처했다.

퀄컴은 독자적인 CPU 코어를 탑재한 64비트 AP 샘플을 하반기 출하하면서 경쟁업체들의 공세에 대응할 방침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지난해 기준 모바일 AP 시장 규모가 57억 달러까지 커지면서 향후 업체들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경쟁우위를 얻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AP 제조나 외부 시스템 반도체 기업과의 밀접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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