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비용만 4조원, 부실인수 논란 끊이지 않아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의 재임 시절인 2009년부터 작년까지 포스코는 약 4조원을 들여 대우인터내셔널과 성진지오텍 등 다양한 업체를 인수하면서 계열사 수를 대폭 늘렸다.

 하지만 이들 업체 중 상당수는 포스코의 전문영역인 철강과 관련이 없는 비전문 영역의 업체도 있었고 인수 당시부터 부실했거나 인수 가격이 터무니없게 높게 책정돼 부실 인수 논란이 일었다.

 정 전 회장이 회장에 취임한 2009년 포스코의 계열사 수는 35개에 불과했는데 3년뒤인 2012년에는 2배인 70개로 급증했다.

 포스코가 2009년 9월에 인수한 스테인리스 냉연업체 대한ST는 현재 포스코AST로 이름을 바꿨다.

 포스코는 이어 2010년 3월 성진지오텍의 지분 40.4%를 1천600억원에 매입했는데인수 직전인 2009년 부채 비율이 1천600%에 달할 정도로 부실이 심했고 환헤지 상품인 키코로 인한 손실까지 입었다.

 당시 회계감사를 맡았던 안진회계법인은 기업존속 능력에 의문이 든다고 밝혔을 정도였고 성진지오텍의 회장은 이후 횡령혐의로 기소되는 등 논란이 많은 업체였다.

 포스코는 성진지오텍의 부실이 계속되자 2013년 7월 포스코플랜텍과 합병했으나 이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작년 말 2천900억원을 증자해주는 등 자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포스코는 또 2010년 3조3천700억원을 들여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했고 NK스틸도 377억원에 사들였다.

 포스코엠텍은 2010년과 201년 나인디지트와 리코금속을 각각 인수했다. 당시 나인디지트는 부채 비율이 500%에 육박했고 리코금속은 자본잠식 상태였다.

 2011년 포스코P&S는 대창알텍을 인수해 현재 뉴알텍으로 이름을 바꿨고 2012년에는 포스코ICT가 삼창기업 원전사업 부문을 인수해 포뉴텍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포스코는 정 전 회장 시절 해외에서도 인도네시아에 인도제철소를 설립했고 브라질에 합작으로 제철소를 설립하거나 태국 철강업체 타이녹스를 인수하는 투자도 진행했다.

 당시 증권업계 등에서는 포스코가 사업 연관성도 없고 재무구조도 부실한 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하는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정권의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인수에다 철강업황의 부진, 중국 철강재의 수입증가 등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포스코의 현금성 자산은 2009년 약 8조5천억원에서 작년 6조2천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이처럼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수익성이 떨어지자 작년 3월 취임한 권오준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경쟁력과 수익성 회복을 목표로 내걸었고 최근까지 부실한 사업부문이나 계열사, 자산 등을 지속적으로 매각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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