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우회보조금 가능성 제기"…실적 악화탓 해석도

 
 

[현대경제신문 김경미 기자] SK텔레콤이 작년 11월 도입한 가족결합 할인 프로그램인 'T가족포인트'를 폐지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가 '가족무한사랑클럽' 혜택을 사실상 축소한데 이어 SK텔레콤이 해당 제도를 없애기로 함에 따라 이통사들의 고객서비스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SK텔레콤은 가족결합 할인 제도인 'T가족포인트'의 신규 가입을 16일부터 받지 않는다고 13일 밝혔다. 5월 18일부터는 가족결합 고객에 대한 포인트 적립 서비스도 중단한다. 기존에 적립된 포인트는 2017년 5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T가족포인트는 2∼5인 가족이 SK텔레콤 서비스에 가입하면 단말기 교체나 유료 콘텐츠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는 가족결합 할인 프로그램이다.

    사실상 현금이 적립되는 격이어서 신규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기존 고객을 지키는 측면에서 효과가 컸다.

    T가족포인트 폐지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상 금지된 단말기 우회 보조금에 해당한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견이 있어 무리하게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어려웠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프로그램 변경이 아니라 아예 제도 자체를 폐지했다는 점을 들어 최근 악화된 실적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T가족포인트 운용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손실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이 이달 들어 주도적으로 20개 안팎의 단말기 모델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일제히 내린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단말기 교체용 포인트를 제공하는 가족무한사랑클럽이 단통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서비스 내용을 요금할인으로 변경하되 제도 자체는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KT는 유사 제도인 올레 패밀리박스를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경쟁사처럼 용도가 한정된 별도 포인트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멤버십 포인트를 추가 지급하는 것이라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며 "아직은 제도를 변경하거나 폐지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