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지키는 적극적인 자세로 제2롯데월드 안전 책임져야

롯데그룹의 ‘신뢰도’가 도마에 올랐다.

제2롯데월드의 ‘부실공사’를 의심하게 하는 사건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롯데그룹이 다짐한 ‘안전’에 대해 ‘물음표’가 생기는 것이다.

제2롯데월드에서는 서울시가 저층부에 대한 임시 사용승인을 내준 지난해 10월부터 크고 작은 사고가 13건이나 발생했다.

변전소 위에 자리 잡은 아쿠아리움 수족관의 여러 곳에서 누수가 발생했고 영화관에서는 진동이 발생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롯데는 수족관과 영화관을 잠정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제2롯데월드 쇼핑몰동 8층 콘서트홀 공사장에서는 인부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도 터졌다. 롯데는 당시 119안전센터로 신고를 하지 않아 공사현장 사고를 숨기려고 했다는 의혹을 샀다.

제2롯데월드몰 출입구의 120㎏짜리 유리 출입문이 기둥에서 떨어져 지나가던 행인을 덮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문과 기둥을 연결하는 부품이 끊어진 것이다.

시민들의 불안감을 부추기는 사고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최근엔 제2롯데월드 지하주차장 바닥에 수많은 균열이 생긴 사실이 알려졌다.

수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눈에 쉽게 띄는 주차장바닥이 볼썽사납게 갈라진 것이다.

이 때문에 제2롯데월드를 ‘누더기’처럼 공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건축시공학회가 “콘크리트 표면 및 마감재에서 발생한 것으로 건조 현상과 온도 변화에 의한 수축 균열”이라며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께름칙한 기분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 더 큰 ‘갈라짐’이 숨어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주차장 바닥 균열은 아쿠아리움 수족관 누수가 발견된 뒤 정밀안전점검에서도 밝혀지지 않았던 대목이다.

롯데그룹의 신뢰도는 제2롯데월드의 안전사고에만 달려있지 않다.

롯데제과도 지난 7월 본사 앞 공장에서 아찔한 누전사고를 경험했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롯데제과 본사 앞 껌 공장 4층 생산라인에서 누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순식간에 많은 연기가 나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 사고지점 바로 옆에는 대형 액화질소 탱크가 설치돼 있어 하마터면 폭발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이런 사건·사고들을 되짚어 보면 좀처럼 롯데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

게다가 신격호 총괄회장이 “안전관리를 완벽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신동빈 회장이 “안전에 대해선 자신 있다”고 한 말들도 좀처럼 믿기지 않는다.

롯데의 미션은 ‘사랑과 신뢰를 받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한다’로 요약된다.

을미년 새해를 맞은 롯데는 ‘청양’이 지닌 ‘생명’과 ‘적극적인 자세’의 의미를 되새겨 봐야 한다. 생명을 지키는 적극적인 자세로 제2롯데월드의 안전을 책임져 주길 바란다.

경제부 구자익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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