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연금보험 수익률을 두고 생명보험협회와 금융소비자연맹간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금소연이 지난 4일 변액연금보험의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생보협회는 금소연 자료가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는 등 서로간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변액연금보험 수익률을 두고 생명보험협회와 금융소비자연맹간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금소연이 지난 4일 변액연금보험의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생보협회는 금소연 자료가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는 등 서로간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변액연금보험 수익률을 두고 금융소비자연맹과 생명보험협회간에 난타전을 방불케하는 공방이 심화되고 있다.
 
생보협회는 평가기준과 방법들을 문제 삼으며 금융소비자연맹 조사 자료의 허점을 공격하고, 금융소비자연맹은 진실을 호도하지 말라며 생보협회를 향해 연일 공격을 가하고 있다.

이 과정이 지상파 방송을 비롯한 다수의 언론에 보도되며 생보업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상대가 반박자료를 내면 이에 대한 반박자료를 내는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변액연금 수익률 논란의 시작

생보업계와 금소연의 이같은 갈등은 지난 4일 금소연이 변액연금상품 비교정보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금소연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조사 발표한 보고서에서 “60개 변액연금보험을 대상으로 납입 보험료 대비 연간 수익률인 실효수익률은 평균 1.5%였다”며 “지난 10년간 연평균 물가상승률 3.19%를 웃도는 상품은 6개 상품에 불과해, 변액보험 상품 중 90%가 물가상승률에 못 미쳤다”고 발표했다.

금소연은 보고서에서 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를 빼고 펀드적립금만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하는 기존의 변액보험 펀드수익률이 아닌 ‘실효수익률’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금소연의 실효수익률은 납입보험료 전체와 10년 후 해지환급금이 그 기준이 된다.

책 한권에 달하는 분량의 보고서의 주요골자는 ▲납입하는 보험료의 10~14%는 사업비로 쓰인다 ▲장기투자를 해도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을 기록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실상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생보협회, 금소연 보고서 오류 지적 ‘반박’

생보업계가 반발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생보협회는 이런 금소연측 지적에 반박하고 나섰다. 생보협회는 “변액연금의 연수익률을 월납(월 20만원, 10년납) 계약을 기준으로 가정했지만, 실제 연수익률 산출시에는 총납입보험료(2천400만원)가 계약체결시점에 한꺼번에 납입한 것으로 가정해 산출했다”고 지적했다.

즉 매월 20만원 씩 10년간 납입한 것이 2천400만원이기 때문에, 적금상품에서 이율을 계산하듯 전체 수익률을 불입기간의 절반, 즉 5년으로 나눠야 하는데, 10년으로 나눠 환산 수익률이 반토막 나는 오류를 범했다는 것이다.

생보협회는 교보우리아이변액연금을 예로 들며 “적립금 3천375만원을 납입금 2천400만원으로 나눠 수익률을 산출한 후(40.6%), 이를 10년으로 분할, 연수익율(4.06%)을 산출했지만, 이는 10년이 아닌 5년으로 나눠야 한다”고 반박했다.

생보협회의 주장에 따라 금소연 보고서를 다시 살펴보면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을 기록한 변액보험 상품은 54개에서 19개로, 전체 상품의 90%에서 30%수준으로 크게 줄어든다.

생보협회는 이 밖에도 특정시점 수익률을 기준으로 해 단기시점 수익률을 미래 수익률로 가정했다는 점과 펀드 설정당시 금융시장 여건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았다.

또한 보험업감독규정은 협회가 아닌 다른 자가 비교·공시하는 경우 상품공시위원회와 협의해야 하지만 아무런 협의도 없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특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10일 금융위에 고발한 상태다.

◇금소연 “진실 호도치 말라”

생보협회의 이같은 반박에 금소연은 진실을 호도하지 말라며 재반박했다. 금소연 조연행 부회장은 “수익률 계산은 생보협회에서 하는 방법 그대로 한 것”이라며 “적금의 경우 10년 납입을 평균 예치 5년으로 잡는 것은 맞지만, 변액보험 펀드의 연환산 수익률은 총 투자수익률을 불입기간 전체로 나누는 방식으로 산출한다”고 주장했다.

조 부회장은 또 ‘특정 상품만 골라 조사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쓰레기 펀드는 제하고 우량펀드·대표펀드 만을 대상으로 조사했다”며 “업계에서는 그 부분(일부 펀드만 조사한 것)을 오히려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가 이뤄진 취지에 대해서 “변액보험의 상품정보와 함께 변액보험을 일반적인 보험상품처럼 가입하고 깨지 않으면 되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는데, 펀드와 마찬가지로 자본시장의 동향에 따라 혼합형·채권형·주식형 중에서 본인이 판단하고 바꿔줘야 한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소연 보고서 신뢰도 과연…

생보업계는 금소연 자료 자체의 신뢰도를 부정하고 있다. 표본조사의 한계와 함께 산식에도 허점이 많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일부 오류는 있더라도 일정 수준의 신뢰도는 가지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금소연 내부에도 보험사에서 계리업무를 맡았던 사람들이 있고, 이들이 작업에 참여한 자료이니 만큼 허무맹랑한 결과를 산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만기 후 연금을 수령하는 것이 목적인 연금보험을, 해지환급금을 기준으로 평가했다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양측 대립이 금융위와 공정위의 권한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소연의 변액연금보험 분석 결과가 공정위 지원을 받아 이뤄진 만큼 금융위가 생보협회의 행정조치 요청을 받아들이면 두 부처가 불편한 관계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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