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송현섭 경제부장]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은 원칙적으로 사주개인의 사적재산과 법적으로 분리되고 조직을 운영하는 경영권이 확립된다. 또한 기업은 개인과는 분리된 사업의 영속성을 갖고 있어 경영권 승계는 기업 고유의 사업을 지속시키는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

이는 과거 농경사회에서 조상의 제사를 이어가기 위해 토지 등 재산을 장자 상속개념과 가문의 공동소유를 강조한 종법 등과는 차별화된 부분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21세기 현대기업은 효율성과 수익성을 내기 위해 인류 역사상 가장 진보된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사업주체가 사망하면 사라지는 개인사업도 영업권 승계라는 절차를 통해 사업이 이어지게 되는데, 현대 거대기업은 경영권 승계로 사업의 영속성을 유지하게 된다. 또한 성장하는 기업의 평균수명이 10년 정도, 100년 넘는 기업은 거의 전무하며 글로벌 유수의 기업이 30년 가량의 역사를 갖고 있다는 점을 들어 CEO가 차지하는 역량의 중요성을 설명하기도 한다.

그럼 경영권은 무엇으로 구성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재무관리와 인사관리의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으며 시장상황과 업종에 따른 경쟁 등 각종 경영환경과 생존과 승리를 위한 경영전략을 결정하는 책임과 권한을 들 수 있다. 

ICT산업이나 새로 성장하는 SNS기반 경제환경에서 R&D관련 능력과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여담이지만 어느 사회든 고속 성장기에는 법과 질서를 무시하고 권력과 야합해 개인의 영리·영달을 쫓는 소위 '도둑 왕들'의 전성기가 나타난다.

이후 성숙기에 접어든 경제체제에서는 각종 제도와 장치가 경영권을 보장하며 이는 고대부터 자행돼온 매점매석이나 부정부패로 얻는 이득을 넘어, 경쟁과 효율을 중시하고 도덕적이고 제도적인 수익창출 메커니즘을 만들게 된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대기업은 모두 이런 체제와 제도를 지향하고 있다.   

매년 연말이면 되풀이되는 기업들의 정기인사 소식 중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내용이 있다. 굴지의 국내 대기업 차기 오너들의 경영권 승계뉴스가 그것이다. 외국에도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형 부자들이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전문 경영자가 없기로 유명하다.

대신 창업주의 혈통으로 이어진 총수의 책임과 권한이 막강하다. 어쩌면 단점일지 모른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온 기반이 된 거대한 잠재력인지 모른다. 주인 없는 공유지가 쓰레기로 뒤덮이고 우범지대로 버려지는 비극은 타산지석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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