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김민주 기자] 임영록 KB금융지주 전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달 28일 전격사퇴를 선언하면서 KB사태도 어느 정도 수습국면에 돌입했다. 

KB금융 사태의 근원을 찾아보면 그동안 금융권에 만연했던 '낙하산인사'와 '관피아'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KB금융의 차기회장 최종 후보로는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최기의 전 KB국민카드 사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유력후보로 내부 우호세력이 탄탄한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이 지목됐다. 그는 1981년 국민은행에 입사해 32년간 국민은행에서 몸담았기 때문이다. 금융 전반에 대한 박식한 지식과 함께 KB금융의 보완해야 할 점과 강화해야 할 점을 가장 잘 알고 인물로 평가 됐다. 특히 그는 타고난 소통능력과 친화력으로 노조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어 조직 내부의 평이 좋았다. 
 
그러나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시절 당시 사장으로 근무했던 임영록 전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민 전 행장은 은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당시 업계에서도 임 전 회장의 선임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임 전 회장은 행정고시 20회로 재정경제부 제2차관 출신으로 정부와 소통이 원활한 것이 강점으로 꼽혔지만 직원들로부터 ‘낙하산인사’, ‘관피아’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었다. 
 
결국 그는 직원들의 시위로 회장에 선출되고 나서도 한동안 출근을 하지 못하는 것을 시작으로 각종 사건, 사고로 물의를 빚으며 1년여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요즘 사람들 만나기가 부끄럽다”고 토로한 적이 있었다. 좋지 못한 일로 자주 언론에 오르내리는 일이 부끄럽다는 것이었다. 
 
이 쯤 되면 한 가지 생각이 든다. 만약 외부의 목소리보다 직원 내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이 지경까지 왔을까? 관료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아닌 은행 출신이 자리에 올랐었더라면 어디선가 땀 흘리는 또 다른 행원에게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이번 사태는 금융권의 뿌리 깊었던 병폐가 극에 달해 드러난 것으로 리더의 역량이 얼마나 큰 영향을 조직에 미치는지를 보여준 사건이다.
 
KB금융은 공석을 메꾸기 위해 다시 차기 회장 선출작업에 들어갔다. 벌써 차기회장직을 두고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KB금융이 이번 과오를 딛고 재도약 하기 위해서는 은행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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