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채범 한화손보 대표, 취임 이후 첫 매입
김정남‧김용범 부회장도 주주 달래기 행보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사진=각 사>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사진=각 사>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국내 주요 상장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첫해 이익과 배당에 대한 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주주들을 달래고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는 최근 한화손보 보통주 1만주를 주당 4,335원씩 총 4,335만원에 장내 매수했다. 나 대표는 지난 3월에 대표이사 취임 이후 처음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박성규 부사장을 비롯해 이명균 상무, 서익준 상무, 하헌용 상무, 김승균 상무, 안광진 상무 등 주요 임원들도 잇달아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는 총 4만8,540주에 이날 종가 기준 1억9,090만원 규모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나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실적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또한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미래 기업가치 향상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DB그룹 보험그룹장인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김 부회장은 이달 16~17일 이틀에 걸쳐 보통주 3만주를 주당 7만7,059원씩 총 23억1,177만원에 장내 매수했다. 김 부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지난 3월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이후 처음이다.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겸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인 김용범 부회장도 완전자회사 체제 전환 이후 처음으로 메리츠금융 주식 매입에 나섰다. 메리츠금융은 2월 메리츠화재에 이어 4월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했으며 두 회사는 상장 폐지됐다.

김 부회장은 지난 4월 19~21일 메리츠금융 보통주 2만6,853주를 주당 4만3,100원씩 총 11억5,736만원에 장내 매수했다.

또한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 회계연도부터 중장기적으로(3년 이상)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같은 보험사 CEO들의 자사주 매입은 올해부터 시행된 IFRS17로 인해 실적 등이 혼란을 겪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보험사들은 이달 IFRS17 시행 후 첫 성적표인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지만 보험사별로 다른 계리적 가정을 사용해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IFRS17 적용 전과 비교해 이익이 크게 늘며 새 회계기준을 악용한 부풀리기 의혹도 나온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CSM(계약서비스마진)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진 업계 안팎으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며 “제도운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자사주 매입 등 책임경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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