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KDB생명, 2천억원 발행
올해 콜옵션 규모 약 4조원에 달해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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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보험사들이 자본성증권(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을 발행하며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조달 비용은 높지만 채권시장에서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의결했다. 5년 콜옵션 조건으로 발행하며 이율, 만기 등 조건은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은 내달 콜옵션 행사일이 도래하는 후순위채 2,000억원을 조기 상환하기 위한 결정이다.

KDB생명은 지난 19일 2,16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KDB산업은행이 이를 전액 인수했다. 표면 이자율은 7.35%, 만기는 30년이다. 이를 통해 KDB생명은 과거 해외에서 발행했던 2억달러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일인 지난 22일에 맞춰 조기상환했다.

이처럼 최근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보험사들은 기존에 발행했던 자본성증권의 콜옵션 행사에 대응하기 위한 수요가 많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지니면서 일정 수준 자본 안정성 요건을 충족해 금융사의 기본 자본으로 인정하는 유가증권이다.

자본확충 목적으로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지만 5년 내 조기상환하는 것이 관례로 여겨졌다. 지난해 흥국생명 사태처럼 시장에서 콜옵션 미행사는 발행사의 자금조달 능력 미달이나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DGB생명도 이달 후순위채 500억원어치를 조기상환했다. 2018년 5월 발행한 후순위채의 콜옵션 행사 기일이 도래하자 적극적으로 조기상환에 나선 것이다.

DB생명 역시 3,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에 나섰다. DB생명은 지난해 11월 콜옵션 행사일을 한차례 연기한 바 있다.

한화생명도 지난달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조기상환을 실시했다.

보험사들의 잇단 자본확충은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물량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자본성증권의 콜옵션 규모만 4조원이 넘는 가운데 이 중 약 2조원은 2분기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흥국생명 사태 이후 보험사들이 부실 확대, 시장 우려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향후 콜옵션이 도래하는 보험사들도 조기상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자본성증권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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