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전세지수, 2021년 대비 11.8% 하락”
세종·대구, 전세가격지수 하락세 전국 1·2위
직방 연구원 “인천·대구 역전세난 우려 커”
강원·제주는 0.5%, 1.2% 상승…변동폭 적어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최근 전세시장이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전세사기 등이 겹치며 큰 하락세를 겪고 있다. 하락세가 장기화되다 보니 인천과 대구 지역에서는 역전세난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직방이 최근 발표한 조사에서도 지난달 아파트 전세가격지수가 2년 전에 비해 12%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와 제주도만 보합세를 유지했고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세지수가 낮아졌다. [편집자주]

시도별 아파트 전세가격 동향 <자료=직방>
시도별 아파트 전세가격 동향 <자료=직방>

직방은 지난달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가 2년 전인 2021년 4월 대비 11.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전세가격의 하락세가 가장 컸던 곳은 28.5% 하락한 세종과 26.5% 떨어진 대구였다

그 뒤로 울산(-18.9%)과 인천(-17.1%), 부산(-16.9%), 대전(-15.1%) 순으로 하락세가 컸다.

다만 강원과 제주는 변동률이 각각 +0.5%, +1.2%로 나와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고 보합세를 보였다.

수도권은 상황이 엇갈렸다.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3개 지역의 전세가격 흐름은 2020년 이전까지 비슷한 추이를 보였으나 2020년 이후 인천과 경기 아파트 전세가격의 변동폭이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인천은 2021년 10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큰 폭의 전세가격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3년 전인 2020년 초 수준까지 전세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는 2022년 중반부터 본격적인 하락세가 시작됐으며 현재는 2년 반 전인 2020년 중순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다만 수도권 3개 시도 모두 2023년 들어서는 전세가격 하락 추세가 비교적 완만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4월 지수에서는 일부 반등의 신호가 포착되기도 하였다.

경상권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자료=직방>
경상권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자료=직방>

대구·세종 전세지수 급락…강원도는 보합

경상권은 수도권과 달리 특별한 반등신호 없이 지속적인 전세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구의 하락세는 세종을 제외한 전국에서 가장 가팔랐다. 올해 4월 기준 대구의 전세가격지수는 85.8로 나왔는데 이는 2016년 10월과 유사한 수준이다. 5년 반 전 가격까지 하락한 것이다.

충청권에서는 세종시의 하락폭이 컸다. 세종은 2020년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전세가격 상승을 경험한 이후 2021년 하순부터 급격한 하락을 보여 현재는 3년 전인 2020년 초 수준까지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의 경우 전세가격의 상승이 다른 지역보다 느린 2021년 중순경부터 시작됐고 지난해 이후 침체기의 하락 추세도 완만해 현재의 전세지수 하락률은 다른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전라권은 전체적으로 전세가격 등락 폭이 비교적 적은 편이나 전남의 경우 2021년 부동산 과열기 상승 폭이 적었고 지난해부터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에는 2019년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과 제주는 최근 전세가 하락추이가 완만한 편에 속하나 수도권과 달리 특별한 반등 신호를 보이진 않고 있다.

수도권 전철 노선별 역세권 아파트 전세가격 동향 <자료=직방>
수도권 전철 노선별 역세권 아파트 전세가격 동향 <자료=직방>

서울 강남·동작구, 전세지수 하락 폭 커

서울 자치구별 전세가격을 살펴보면 올해 4월 기준 강남구와 동작구의 아파트 전세가격이 2년 전 대비 각각 -13.2%, -12.9%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권역별로는 북부권(노원·도봉·강북구)과 동남권(강남3구 지역)에서 대조를 이루었다.

강남3구의 경우 2019년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연평균 10% 내외의 꾸준한 상승 추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중순 이후 하락 전환, 1년 동안 고점 대비 15~17% 가까운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북부권은 2020년에 급격한 전세가격 상승을 보인 이후 2년 간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하반기 들어 하락전환했다.

하지만 하락 속도는 10~11% 내외로 동남권에 비하면 비교적 느린 흐름을 보였다.

강북구와 송파구와 같은 일부 자치구는 올해 3~4월 들어 반등이 시작되려는 조짐을 보이는 반면 서초구와 강남구에서는 지속 하락하는 패턴을 보이는 등 최근의 동향은 구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수도권 전철의 주요 노선별로 살펴보면 3호선 역세권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2년 전 대비 12.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변동폭이 컸다.

반면 6호선(-6.7%)과 신분당선(-8.1%), 2호선(-8.5%)은 비교적 하락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주요 업무지역을 지나는 2호선 역세권 아파트들의 전세가격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신분당선의 경우 전세가격 하락전환이 늦어 지난해 상반기까지 지속적인 상승을 보이다 하반기부터 하락이 시작해 변동률은 상대적으로 낮게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보면 아파트 전세시장은 지역에 따라 등락이 엇갈렸다.

김진석 직방 매니저는 “서울의 경우 상대적으로 변동률이 적고 하락전환의 시기도 2022년 하반기로 다른 지역에 비해 이른 편은 아니”라며 “인천과 대구, 세종 등은 하락이 시작된 시기도 2021년 중반으로 이르고 전세가격의 하락률도 가파르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천의 경우 전세가격이 3년 전 수준으로, 대구는 5년 전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점에서 역전세난 우려가 현실화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올해 들어 기준금리 동결과 코픽스 금리 하락 등으로 인해 수도권 일부 지역의 4월 전세가격지수 잠정치에서는 가격 반등의 신호가 포착됐으나 지방의 경우 반등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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