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어출판사 / 현대경제신문 / 박숲 작가

 
 

2023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 대상 수상작 ‘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는 전설적인 명품 기타 ‘루시퍼’를 매개로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젊은이들이 음악을 통해 자신들만의 삶의 길을 만들어가는 신선한 소재로 전개된다.

밴드 그룹 ‘비따비(Vis ta Vie)’를 결성하며 작품을 종결하는 결말 또한 새롭다. ‘비따비’는 우리말로도 뭔가 색다른 의미를 생성하고 있지만, 프랑스어로는 “네 인생을 살아라”는 뜻이다.

기성세대가 요구하는 틀을 벗어나 자신들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이 조금은 불안하고 불완전하나 이 또한 ‘젊음’이라는 위치가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살인과 폭력이라는 부조리한 현상을 서사구조로 이어가지만, 완벽한 문장과 아름다운 문체로 이 음울한 기운을 흡수해 돋보인다.

전설의 기타 ‘루시퍼’를 향한 그릇된 욕망이 젊은 시절의 주인공을 비극의 길로 이끌었지만 인생의 끝자락에서 새로 마주한 현재의 ‘루시퍼’는 인생을 한 단계 성장하게 만드는 매개체가 된다.

그를 세상 끝으로 내몬 것은 ‘전설의 기타’를 향한 그릇된 욕망이었고, 세상 끝에 내몰린 그가 새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한 것도 ‘전설의 기타’에서 얻은 위안이다. 다시 일어서는 과정에서도 계속되는 시련에 가슴 졸이게 하면서도 기성세대의 부조리한 억압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진정한 언어를 되찾으려는 주인공을 보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박숲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실패한 인생을 살아온 아웃사이더들이 진정한 언어를 모색하고 되찾는 과정이야말로 인생의 참된 모습일거라고 화두를 던진다.

“죽음을 목전에 둔, 세상 끝에서 만난 노래는 이제 나를 표현할 완전한 언어가 되었다. 누구에게나 인생에 빛나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이 화려하든 소소하든 각자에게는 소중한 순간이며 미래를 향한 희망의 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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