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권' 부동산 시장 새 키워드 부상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지정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사진=연합>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지정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정부의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 계획에 용인과 동탄2신도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이른바 '반세권(반도체·역세권)'이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용인과 동탄2신도시는 물론 이천, 평택 지역 부동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호재 기대감이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월 정부는 용인에 710만㎡(약 215만 평) 규모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2042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라 밝혔다. 단일 단지 기준 세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기흥, 화성, 평택, 이천의 반도체 생산 단지와 인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판교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밸리와 연계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선도 모델로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투자도 확정된 상태다. 

정부 발표 직후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동향이 3월 4주(27일 기준)에 발표한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값을 살펴보면 전주보다 0.43% 올랐다. 지난해 5월 16일(0.01%) 이후 무려 45주 만의 반등세다. 

동탄2신도시도 반도체 호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용인시 처인구와 맞닿은 남동탄 일대가 호재에 힘입어 상승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남동탄 일대 '동탄레이크자연앤푸르지오' 전용 84㎡는 정부의 발표 이후인 지난달 24일 8억원에 거래됐다. 동일 타입이 8억원대를 회복한 건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이천, 평택 등 이미 반도체 산업이 자리잡고 있는 지역의 상승 분위기도 눈에 띈다.

특히, 이천시는 KB월간 부동산 시계열 통계 결과 2월 아파트값이 전년 동월 대비 6.33% 오르면서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하는 반도체 도시 조성 수혜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위치한 평택고덕신도시는 '고덕국제신도시제일풍경채' 전용 84㎡가 지난달 6억7800만원에 거래되며 전월 거래가 대비 9000만원 이상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고덕국제신도시파라곤' 전용 84㎡ 역시 같은 달 7억원을 기록, 1월 거래가 대비 9000만원의 상승을 보였다.

분양시장 역시 반세권 효과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대전광역시 유성구는 나노 반도체, 항공우주 중심의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이 발표되자마자 인근의 '포레나 대전학하' 등 신규 단지의 미분양 물량이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반도체 산업이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 주거 여건 개선 등의 선순환을 가져오면서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치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미래의 부동산의 핵심 가치로는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산업 군을 갖추고 있느냐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반세권의 지역 가치는 물론 침체된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도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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