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신용카드 대비 비중 18% 육박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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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1년 이상 사용되지 않은 휴면 신용카드가 1,500만장을 돌파했다. 경기 침체 속에 혜택 좋은 카드만 애용하는 현상이 두드러진 탓으로 풀이된다.

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카드회사 및 은행에서 발급된 카드 가운데 1년 이상 사용되지 않는 휴면 신용카드는 지난해 4분기 기준 1,555만5,0000장으로 집계됐다. 총 신용카드 대비 휴면 신용카드의 비중은 17.98%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휴면 신용카드 장수와 비중이 1천464만2천장과 17.65%였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91만3,000장, 0.33%p가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휴면 신용카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비씨카드로 38.5%로 나타났다. 전업 카드회사 중에서는 하나카드의 휴면 신용카드 비중이 15.23%로 높은 편이었으며 우리카드(13.75%), KB국민카드(10.6%), 현대카드(9.63%), 삼성카드(9.38%), 신한카드(9.11%) 순이었다.

휴면 신용카드는 매 분기말로부터 1년 이상 이용 실적이 없는 개인 및 법인 신용카드를 말한다. 해당 수치는 2011년 말 3,100만장을 넘어섰다가 금융당국의 감축 정책에 힘입어 급격히 줄어들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의 지나친 외형 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2012년 10월부터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카드를 자동으로 해지하는 정책을 추진했고 2015년 말에 800만장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휴면카드 자동 해지에 따른 카드 재발급 불편 및 카드회사의 신규 모집 비용 증가 등을 고려해 금융당국이 2020년 5월부터 유효 기간에는 자동 해지가 되지 않도록 하면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와 고금리 지속 등으로 경제적 여유가 줄어들면서 자신이 보유한 여러 장의 신용카드 중 꼭 필요한 카드만 사용하면서 휴면 카드가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와 카드회사의 자율적인 정책 때문에 신용카드 보유자들이 여러 장으로 대출 돌려막기를 하기 힘들게 되면서 굳이 신용카드를 여러 장 쓸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요즘 나오는 신용카드는 꼭 필요한 혜택을 한장에 거의 담고 있다"면서 "고객들도 은행 등에서 대출받는 과정에서 이자율을 낮추려고 여러 장의 신용카드를 만들었지만 거의 쓰지 않고 1~2장만 애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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