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금영 산업부 기자
▲  이금영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최근 한국영화 점유율이 20% 아래로 내려앉았다.

가격 인상으로 경제적 부담이 커지자 관객들이 작품성과 대중성을 검증받은 해외 대작 영화를 선택하는 성향이 강화된 것이다.

2월 한국영화 매출은 134억원으로 전체 매출 중 점유율이 19.5%였다. 한국영화 관객 수는 127만명, 관객 점유율은 19.8%였다.

지난달 미국영화 매출은 324억원이다. 관객 수는 285만명이었으며 일본영화 매출은 186억원, 관객 수는 181만명에 달했다. 각각 영화 ‘아바타: 물의 길’·‘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 덕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가격 인상으로 관객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검증받은 영화를 선택하려는 관객의 소비 성향이 강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설 연휴 개봉작인 한국 대작영화 ‘교섭’, ‘유령’의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달 15일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를 한국영화가 피하면서 2월 한국영화 라인업에 공백이 생겼다.

이에 한국영화의 매출 점유율과 관객 점유율 모두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2월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진위는 “‘아바타: 물의 길’이 누적 매출 1373억원, 누적 관객 수 1078만명을 기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개봉한 영화 중 ‘범죄도시2’에 이어 두 번째 1000만 영화에 등극했다”며 “‘카운트’가 매출 26억원, 관객 수 27만명으로 매출 5위에 오른 것이 한국영화 중 최고 성적”이라고 밝혔다.

커플이나 친구끼리 두세 시간 동안 영화를 본 후 이야기를 나누거나, 주말에 가족이 함께 가서 추억을 만들던 공간이 매니아층만 위한 공간으로 변화하는 양상이다.

영화관들도 뮤지컬이나 연극처럼 매니아층을 잡기 위해 개봉 주차별 특전 제공하고, 실제 경기처럼 응원하는 응원 상영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관의 굿즈 제공은 프리미엄 가격을 붙여 재판매하는 업자를, 응원 상영회는 이러한 문화를 모르는 대다수 관객의 소외를 불러일으켰다.

이는 영화관의 잘못도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화관들의 실적이 수년째 극심한 부진을 겼었고 여기에 물가 인상으로 영화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실적이 부진하다 보니 잘되는 영화를 더 밀어주고 개봉 초반 성적이 아쉬운 작품은 과감하게 포기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결국 한국영화가 인기를 얻으려면 재밌어야 한다. 비싼 돈을 주고 볼 가치가 있어야 한다. 주말 2D 일반관 가격인 1만5000원은 결코 만만한 금액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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