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글래스’ 상표 출원
애플, 상반기 ‘리얼리티 프로’ 출시

메타 VR 기기 '퀘스트 프로' <사진=메타>
메타 VR 기기 '퀘스트 프로' <사진=메타>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정체기에 빠진 모바일 시장에서 개화 중인 XR(혼합현실) 기기로 영역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XR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기술을 망라하는 용어로, 메타버스를 구현을 위한 필수 기기로도 꼽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퀄컴, 구글과 협력해 XR 기기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도 오는 6월 확장현실 헤드셋인 리얼리티 프로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국내 특허청에 ‘갤럭시글래스’,'갤럭시 링'이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갤럭시 글래스'는 얼굴에 안경처럼 쓰는 형태가 아닌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헤드셋 형태의 XR 기기일 것으로 전망된다.외부 카메라를 통해 현실 세계와 가상의 개체를 한 화면에서 겹쳐 보여주는 식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만든 폼팩터에 퀄컴의 칩셋을 탑재하고, 그간 유튜브·구글맵에서 AR 기술을 적용했던 구글의 소프트웨어가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갤럭시 링은 광혈류측정센서(PPG)와 심전도(ECG) 센서 등의 탑재로 건강 지표나 수면 상태를 측정하는 기능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지 안쪽 면 전부가 손가락을 감싸는 형태기 때문에 더욱 밀접한 건강정보 측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상표권 출원이 무조건 제품 출시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고 제품을 제작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퀄컴, 구글과 협력해 차세대 XR 폼팩터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MX(모바일경험)사업부에 XR을 전담 연구하는 조직을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다 애플이 올해 상반기 XR 기기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웨어러블 기기 시장 경쟁이 재점화했다는 평가다. 애플은 올 6월 예정인 개발자 콘퍼런스(WWDC 2023)에서 XR 헤드셋을 공개할 예정이다. 가격은 대당 3000달러(약 387만원), 이름은 ‘리얼리티 프로’로 알려졌다. 현실을 뜻하는 리얼리티에 애플 고급 제품에 붙이는 프로를 덧붙였다. ‘XR을 실감 나게 구현하는 고급 기기’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리얼리티 프로는 사용자가 머리에 착용하는 고글 형태 제품으로 전용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를 갖춰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VR) 콘텐츠를 모두 구동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MR 헤드셋을 통해 몰입형 3D 비디오를 보거나 대화형 운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애플의 인터넷 영상·음성 통화 서비스인 페이스타임으로 더 현실적인 아바타 채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애플이 XR 시장 선점을 위해 신제품 출시를 앞당겼다는 의견도 나온다. 애플 소속 엔지니어들이 2025~2026년 사이에 리얼리티 프로를 공개하기를 원했으나, 이 같은 의견을 누르고 경영진이 올해 출시를 추진했다고 전해진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XR 헤드셋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XR 헤드셋 출하량은 작년 1800만 대를 기록한 뒤 올해 3600만 대, 2024년 5700만 대 등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2025년 1억 1000만 대, 2030년에는 10억 대에 근접하며 스마트폰 시장에 버금가는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올 상반기에 XR 기기 리얼리티 프로를 출시하게 되면 삼성전자의 XR 기기 출시 일정도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현재 XR 기기 시장은 메타가 주도 중인데 삼성과 애플이 참전하며 3강 구도를 이룰 지에도 업계 관심이 쏠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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