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연령 연장·보험료 인하 효과에 인기
시장 4년 만에 63.9% 성장…6조원 규모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보험사들이 '어린이(자녀)보험' 가입연령을 최대 35세로 연장하거나 보험료를 낮추는 방식으로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이달 'KB 금쪽같은 자녀보험'을 개정 출시하면서 가입 상한 연령을 30세에서 35세로 높였다. 여기다 2.75%이던 예정이율을 2.85%로 0.1%p 조정하며 보험료를 3.4%가량 낮췄다.

예정이율이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이율로, 예정이율을 인상하면 보험료는 할인되는 효과가 있다.

지난 1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NH농협손해보험 등 보험사들도 자사 어린이보험에 대해 9.6~15.0% 선에서 보험료를 일괄 인하했다.

어린이보험은 첫 출시 당시 0~15세 사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종합 보험으로 자녀 질병, 상해 등 의료비나 일상생활에서의 각종 배상책임 등에 대비하기 위해 설계된 상품이다.

그러나 저출산 여파로 어린이보험 수요층이 줄었고 지난 2018년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가 성인에게도 팔기 시작하면서 가입 상한 연령이 만 30세까지로 높아졌다. 해당 상품이 성인보험 대비 보험료가 약 20% 저렴한 만큼 인기가 높아지며 가입연령과 혜택이 모두 확대되고 있다.

시장규모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손보사의 지난해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는 5조8,256억원으로 2018년(3조5,534억원) 대비 63.9% 성장했다. 중소보험사까지 합치면 시장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어린이보험의 경우 중도해지가 적고 보험료 납입기간은 긴 효자상품으로 꼽힌다. 또한 올해부터 적용된 새 재무건전성제도 (K-ICS)에선 부채가 시가로 평가돼 저축성보험보다는 보장성보험을 파는 것이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는 평가다.

다만, 가입 연령 확대가 너무 지나치다는 우려도 나온다. 점유율 확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리하게 영업·마케팅 강화 전략을 펼치다가 기존 상품의 특징이 사라질 수 있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저출산·취업 준비 장기화 등 사회적 변화에 보험사들의 어린이보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해당 상품에 대한 세분화된 리스크를 적용할 수 없고 현재 누리고 있는 어린이보험의 혜택이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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