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15일 임시주총 개최
소액주주 측 임원 해임안건 상정
소액주주와 치열한 표 대결 예상
주가 하락에 수년째 경영권 분쟁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헬릭스미스의 운명을 가를 임시 주주총회가 보름 뒤에 열린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는 이사진 교체를 두고 소액주주와 헬릭스미스 대주주의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헬릭스미스는 이번달 15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마곡동 본사에서 임시 주총을 연다. 이사진 교체를 위해 열리는 임시 주총이다.

1호 안건부터 현 이사진 해임이다. 김훈식 이사와 박재석 이사, 최동규 이사가 대상이다.

또 헬릭스미스는 사내이사 후보로 윤부혁 전 대우건설 경영관리단장과 유승신 현 헬릭스미스 대표를 추천했고 사외이사 후보로 허윤 법무법인 린 변호사, 김정만 법무법인 정행인 대표변호사, 조승연 법무법인 SC 대표변호사를 내세웠다.

김훈식·박재석·최동규 이사의 빈자리를 외부인사인 윤부혁 전 단장과 임기가 이번달 30일까지인 유승신 현 대표로 채우는 모양새다.

김훈식·박재석·최동규 이사는 모두 소액주주연합이 추천한 인사들이다.

박재석 이사는 HR자산운용 고문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3월 열린 주총에서 소액주주연합의 추천으로 선임됐으며 최동규 이사와 김훈식 이사 역시 2021년 7월 열린 임시 주총에서 소액주주연합의 지지를 얻어 헬릭스미스에 합류했다.

박재석 이사는 찬성 33%로 선임 안건이 통과됐고 최동규 이사와 김훈식 이사도 당시 주총에서는 소액주주연합이 43.43%의 지분을 확보해 뜻을 이뤘다.

소액주주연합은 2021년 7월 임시 주총에서 김선영 당시 헬릭스미스 대표와 유승신 현 대표 등 기존 경영진을 해임하려 했으나 이 안건은 특별 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헬릭스미스 소액주주들이 이처럼 경영진 교체를 시도하는 것은 주가 하락이 원인이 됐다.

헬릭스미스의 주가는 신약 후보물질인 엔젠시스(VM202)에 대한 기대감으로 2019년 3월 주당 17만813원까지 올라갔으나 같은해 9월 임상시험에서 하자가 발견된 이후 급격히 떨어져 2020년 초에는 6만3000원대가 됐고 2021년 1월에는 3만1000원대로 하락했으며 현재는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으로 1만570원에 그치고 있다.

이에 소액주주연합은 지난해 11월부터 다시금 경영진 교체를 추진했고 최대주주였으나 지분율이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7.26%에 불과했던 김선영 당시 대표는 카나리아바이오엠을 우군으로 불러들였다.

우군이 된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지난해 12월 헬릭스미스와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유상신주 297만7137주를 350억원에 취득해 지분 7.30%를 확보, 헬릭스미스의 최대주주가 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카나리아바이오엠 등장 이후에도 소액주주연합의 활동은 계속됐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1월 31일 임시 주총을 열고 카나리아바이오엠 추천이사 5명을 선임하려 했으나 이중 3명만 안건이 통과됐다.

이날 헬릭스미스는 사내이사로 김선영 전 대표, 김병성 세종메디칼 대표를, 사외이사로 홍순호 신한회계법인 전무, 박성하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김정만 법무법인 정행인 대표변호사를 추천했다.

이중 김선영 전 대표는 재선임됐으나 김병성 대표 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사외이사인 홍순호 회계사와 박성하 변호사 선임 안건은 가결됐지만 이들을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은 부결됐다.

김정만 대표변호사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무산됐다.

다만 김선영 전 대표는 임시 주총 이후 대표이사직을 사임했으며 이에 헬릭스미스는 유승신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이 임시 주총 이후에도 소액주주연합의 공세는 계속됐다. 소액주주연합은 임시 주총이 마무리된 지 이틀만인 지난달 3일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냈다.

임시 주총에서 선임된 김선영 전 대표와 홍순호 사외이사에 대한 투표 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취지였다.

이에 헬릭스미스도 소액주주연합 측 인사인 김훈식·박재석·최동규 이사가 회사 내부정보를 외부로 유출했다며 검찰에 고발했고 소액주주연합 임원들도 임시 주총 위임장을 위조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이에 이번달 15일 열리는 임시 주총에서도 양측의 표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소액주주연합은 네이버 카페에 올린 글에서 “회사는 우리 소액주주들이 추천해서 입성시킨 최고의 바이오·경영관리·회계 전문가를 회사에 업무에 중용하지 않고 해임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는 임시주총 전쟁을 먼저 선포했다”며 “싸움을 걸어오면 우리도 맞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헬릭스미스도 나머지 소액주주들을 포섭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달 28일 공시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에서 “헬릭스미스 핵심 경영진은 R&D와 임상에 전념할 것”이라며 “카나리아바이오엠과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며 글로벌 바이오텍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헬릭스미스가 세계시장에서 주목받는 바이오텍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시기 바라며 이번 임시 주총 의안에 찬성하여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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