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유덕규 기자
산업부 유덕규 기자

[현대경제신문 유덕규 기자] 지난해 주요 게임사들이 잇따라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넷마블과 위메이드, 컴투스, 데브시스터즈가 적자전환 했으며, 펄어비스는 2년 연속 역성장 했다.

국내 게임업계를 이끄는 3N의 한축으로 활약해 온 넷마블의 경우 기대작이었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의 부진에 더해, 블록체인 사업 투자 손실로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위메이드와 컴투스 또한 신작과 신사업 부진 영향으로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2021년 가상화폐 위믹스로 큰 재미를 봤던 위메이드가 지난해는 위믹스의 국내 거래소 퇴출로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사실 지난해 게임업계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부분이다. 

2020년과 2021년 국내 게임업계는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수혜로 역대 최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엔데믹이 본격화된 지난해 역(易)기저 효과에 따른 수익 감소는 불가피 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럼에도 국내 게임사들의 미래 경영 전략 부재는 아쉬움이 남는다. 

언제까지고 인기 IP를 활용한 신작이 흥행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는 소비자 기만이 될 수 있다. 인기 IP도 그에 걸맞는 준비가 돼야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게 여러 신작 게임들의 흥행 부진을 통해 입증됐다. 

한한령 이후 줄기차게 불거진 중국 시장 판호 발급 이슈도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라 본다. 국산 게임에 대한 중국 시장 수요는 이미 낮아질데로 낮아진 상태라 할 수 있다. 

말로만 외치는 멀티 플랫폼 활용 전략도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와야 할 시기라 본다. 여전히 국내 게임시장은 모바일 의존도가 높은데 이를 벗어나야 한다.  

무엇보다 초거대 AI를 활용한 게임 개발이 임박한 상황에서 우리 게임업계가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 지 의문이다. 특히 AI는 우리 게임업계 강점 중 하나로 꼽히는 일러스트 부문에 있어 충분한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걸 이미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여년 간 국내 게임업계가 해외 업체들과 견줘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해 올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 출현에 맞춰 발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라 할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부디 이제라도 국내 게임업계가 당장의 이익에만 치중하는 근시안적 시야를 벗어던지고, 앞서가는 비전 아래 다가오는 미래를 선도해 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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