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개 카드사 연체율 평균 1.01%
대손충당금 규모 늘리며 리스크 관리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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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지난해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한 신한, 삼성, KB국민, 우리,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평균 1.01%로 전년 0.82% 대비 0.19%p 상승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1.04%로, 1년 전(0.80%)보다 0.24%p 올랐다. KB국민카드는 1년 사이 0.82%에서 0.92%로, 우리카드는 0.66%에서 1.21%로 0.55%p 늘어났다. 하나카드는 0.93%에서 0.98%로 0.05% 확대됐다.

이러한 연체율 상승은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지난해 카드사들은 채권시장 경색으로 자금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장기카드대출(카드론)과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금리를 법정최고금리(연 20%) 수준 가까이 끌어올렸다. 금리가 높은 만큼 이용금액 증가에 따른 연체 위험 역시 클 수밖에 없는 셈이다.

연체율에 잡히지 않지만 사실상 연체나 다름없는 리볼빙 잔액도 사상 최대 수치를 매월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잔액은 7조2,621억원으로 1년 새 19.4%(1조1,797억원) 증가했다.

리볼빙은 쉽게 말해 카드 이용금액의 최저 비율(통상 10%)만 갚으면 나머지는 다음 달 결제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저신용층에게는 빚을 갚을 시기를 뒤로 미루는 임시방편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편, 카드사들은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리며 부실 위험을 낮추고 있다. 지난해 신한카드는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5,602억원으로 2021년(4,429억원) 대비 26.5% 늘렸다.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7% 가량 늘리며 각각 6,322억, 5,004억원을 확보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1, 2분기까지는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까지 부실화를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확보해 부실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최근 업무계획을 통해 2금융권의 경우 다중채무자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더 쌓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카드사는 리볼빙에 대해서도 더 많은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경기둔화 심화에 대비해 다중채무자 여신 등 취약부문의 충당금 적립률을 상향하고 결제성 리볼빙 등의 자산건전성 분류기준 강화를 유도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기상황분석 등을 통해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를 조기에 식별해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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