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비 하락세 본격화
산은, 매각 자문사 선정 돌입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현대경제신문 유덕규 기자] 지난 2021년 1분기부터 매분기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코로나 시대 최대 수혜 기업으로 떠오른 HMM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년간 실적 상승을 이끈 글로벌 해상 운임이 빠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산업은행이 추진해 온 이 회사 매각 작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7일 해운업계 따르면 지난주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가 전주 대비 22.86포인트(p) 내린 1006.8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SCFI는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수치로 해운업계 실적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특히 가장 비중이 높은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이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40달러 떨어지며 1363달러를 기록했다. 유럽 항로 운임 또한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53달러 떨어진 961달러를 기록했다. SCFI 지수 하락은 글로벌 고금리·고물가·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원인으로 거론된다.

해상운임비 하락에 따라 국내 대표 선사인 HMM 실적도 전년 대비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SCFI가 단기 운임 변동을 나타내는 만큼 화주들과 장기계약을 맺는 HMM의 실적 둔화세가 상반기까지는 예상보다 적을 수 있지만, 운임비 하락분이 본격 반영되는 하반기부터는 그 영향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HMM 실적 감소는 이 회사 매각을 추진하는 정부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 지분을 각각 20.7%, 19.96% 보유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산은이 HMM 몸값이 더 떨어지기 전 매각을 서둘러 마무리 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은에서는 HMM 매각 컨설팅 자문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다음 주 중 발송하고, 오는 17일 자문사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물류 및 상선을 보유한 현대차그룹, CJ그룹, LX그룹 및 삼성SDS, SM상선 등을 HMM의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도 보고 있다.

한편 2016년 현대그룹에서 산업은행으로 대주주가 변경된 HMM은 코로나 펜데믹이 시작된 2020년 하반기부터 미-중간 물동량 폭증 영향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기 시작해,  2021년 7조 3000억원 2022년 약 9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린 바 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