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월 도입 전망, 공유 시 추가 요금 부과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가 하나의 계정으로 여러 사람이 함께 감상했던 계정 공유를 금지하고 유료화로 전환할 예정이다.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정책 변경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가 공유 계정서비스 유료화에 나섬에 따라 국내 OTT가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남미 일부 국가에 도입한 계정 공유 시 추가 요금 부과 정책을 전 세계로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의 경우 이르면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이용약관상 이용자의 가구 구성원에게만 계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3자와 공유하다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침해 등을 막겠다는 취지였으나 현재까지 크게 단속하지 않았는데 지난해 칠레 등 일부 남미 국가를 대상으로 계정 공유를 제한하는 요금제를 시범 운영했다.

주소지가 다른 제3자와 계정을 공유하기 위해선 1인당 2~3달러(약 2470∼3700원)을 추가 지불하는 방식이다. 공유 가능 인원 수는 최대 2명이다.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이용해 단속하는 방식으로, 여러 기기에서 같은 아이디로 접속하는 것도 별도 인증 절차를 통해 막고 있다. 

계정공유는 넷플릭스의 점유율 상승에 큰 영향을 줬다.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등 다른 OTT 보다 계정 공유율이 더 높은데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 10명 중 6명이 계정을 공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과반이 계정 공유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접하는 셈이다.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과금 정책을 도입한 배경으론 시장 점유율과 반비례하는 수익성 때문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이용자는 전 세계 1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온전한 이용료를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 왔다. 

넷플릭스는 이용자들이 자체적으로 계정을 만드는 등 전체 계정 수가 늘어나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출시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가 감소했다. 지난 2분기에서도 1분기 대비 가입자 97만 명 감소해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다만 계정 공유 과금은 사실상 요금제 인상과 같기에 구독 중단으로 이어 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월 1만 7000원짜리 프리미엄 요금제의 경우 2∼3달러(약 2470∼3700원)정도의 공유비가 추가되면 나머지 3명은 약 8000원 수준을 내야 한다. 2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스탠다드 요금제도 1인당 부담금은 기존 6750원에서 8500원으로 오른다.

넷플릭스의 공유 제한이 티빙, 웨이브, 왓챠 등 국내 OTT 업체들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정책에 반발하는 이용자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용자를 흡수하고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선 국내 OTT 업체들 또한 넷플릭스를 따라 계정 공유 수수료를 도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하다는 점에서 섣불리 유료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가입자들의 구독 취소가 있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계정 수가 늘어나 전체적인 수익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 OTT 업체의 경우 아직 계정 공유와 관련한 별다른 내용을 검토하고 있지 않아 당분간은 제재 없이 계정 공유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